北 가을 수확량 줄어들까 ‘고심’… “농작물 침해 현상 근절하라”

감자수확
북한 양강도에서 농장일꾼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본격적인 추수기에 접어들면서 ‘농작물 침해 현상을 철저히 없애라’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가뭄과 태풍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올해 농사 작황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작물 도난 등 수확량 감소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지난달 19일 낟알 침해 현상을 철저히 없애고 그와의 투쟁을 강하게 벌려 나갈 데 대한 최고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침이 하달됐다”면서 “이후 양강도 당위원회에서는 8월 19일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도내 공장기업소에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강연 및 학습회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강연에서는 가을걷이 농촌지원사업에 동원되더라도 농작물을 훔쳐 가는 현상은 철저히 없애야 한다는 점이 특히 강조됐다. 가을 수확을 위해 동원됐을 때 농작물 절도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정이 어려운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가에서 공급을 해주지 않아 가을철에라도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음 해 봄철에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하소연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나라에서 뭐라고 하더라도 가을철에 식량을 확보해 놓지 못하면 봄에는 온 가족이 굶어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갈 데(감옥) 가더라도 가능한 강냉이나 벼를 집에 들여다 놓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에는 ‘한해 농사 총화를 짓는 낟알 털기를 제때 하여 한 알의 낟알도 허실 없이 거두어들여야 한다’는 내용의 방침이 내려졌으며, 이와 관련해 이달 14일에는 양강도 삼수군의 한 리(里)에서 주민총회가 열리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최모 씨(54세) 가정에서 수확해 놓은 잣 100kg을 잃어 보안서가 추적해 물건을 찾았는데, 범인의 집에서 햇벼 50kg과 햇강냉이 80kg이 나왔다’는 사례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의 당위원장이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원수님과 당의 사랑과 배려에 농작물 침해로 보답하는 배은망덕한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당위원장은 그 대상(범인)을 토론 무대에 내세워 주민들에게 사상비판과 호상비판(서로 상대를 비판)을 하게 하도록 한 뒤, ‘처음이라 관대히 용서해주지만 두 번 다시 이런 범죄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법적 처리를 받게 해 교화나 단련대를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이밖에 평안북도 소식통도 “최근 ‘농작물을 훔쳐 가는 현상을 철저히 근절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치가 내려졌다”면서 “포치에는 농작물을 훔쳐 가는 것은 긴장한 식량 사정에 해를 주는 반국가적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농작물을 훔치다 적발되면 총살에 이르기까지 강한 법적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을걷이 추수 수확 뜨락또르
북한 평안북도 태천군 취흥협동농장에서 트랙터가 줄지어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한편, 현재 북한 당국은 가을 수확철을 맞아 추수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에 역량을 집중하여 적기에 끝내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한해 농사에서 가을철은 당이 제시한 알곡 고지 점령과 잇닿아있는 관건적인 시기”라며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가을걷이와 낟알털기를 성과적으로 결속하고 풍년로적가리를 높이 쌓는 것만큼 중요한 과업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문은 이 사설에서 “적대세력들은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의 전진발전을 막아보려고 비열하고 악랄한 제재책동에 끈질기게 매여 달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면 적대세력들의 제재가 10년, 20년 계속되어도 무서울 것이 없다”고 식량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신문은 “여러 지역에서 태풍 13호로 인하여 농작물이 넘어지고 포전이 침수되는 등 피해를 받은 조건에서 농작물의 소출감소를 최대로 줄이자면 가을걷이를 더욱 짜고 들어야 한다”며 “모든 일군(일꾼)들과 근로자들은 오늘의 하루하루가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우리 조국의 국력 강화와 전진발전을 추동하는 데서 중요하고도 책임적인 시기라는 것을 깊이 명심하고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