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영생탑 건립에 비상식량 팔고 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일 동상과 영생탑 등의 우상화물 건립비용을 주민들에게 부담지우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들이 전했다. 지역, 각 기관조직별로 우상화물 건립 충성경쟁이 벌어지면서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27일 함경북도 새별군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지금 여기 훈융(리)에서는 장군님 태양상과 영생탑을 협동농장 선전실 앞에 세우기 위해 농장원들에게 돈을 바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금을 바치기 위해 농장원들은 비상식량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특별보도’를 통해 김정일의 동상과 태양상, 영생탑을 건립한다고 공표했다.


당시 노동당이 대대적인 우상화 작업 돌입을 결정함에 따라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 차원의 전국적인 우상화물 건설작업 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동시에 우상화물 건립비용이 주민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 소식통은 “새별군 운수직장의 차를 이용해 자갈 등 필요한 자재를 실어 나르기 때문에 한집에서 기름 값과 수고비를 합쳐 5000원을 내라고 한다”면서 주민들은 비용마련을 위해 비축해둔 옥수수 등을 팔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국가가 현실을 알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지, 이건 백성들의 피땀을 자아내겠다는 게 아닌가, 좀 있으면 봄인데 얼마 안 되는 식량을 팔면 무엇을 먹고 사나” 등의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우상화물 건립비용은 학생들에게도 분담됐다. 새별군 소식통은 “학교는 학교대로 ‘충성의 꼬마활동계획’으로 학생 1명당 600g의 구리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어 아이들이 집안에 있는 놋숟가락도 다 가져다 바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새별군에서는 학교에 구리를 바치기 위해 중학생들이 전기선을 자르는 사건도 발생해 보안서 감찰과에서 수사를 벌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도 “여기서는 동상에 필요한 동을 내지 못하면 현금이라도 내라고 하여 한 가정에서 3000원씩 거두어 갔다”며 “21일에는 여맹원들이 ‘경애하는 장군님의 태양상을 최상의 수준으로 건립하자’는 궐기 모임을 가지고 그 자리에서 헌금할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OOO은 장군님 동상에 충성의 자금을 얼마 냈다’ ‘OO동에 사는 아무개는 텔레비전을 팔아 동상 건립에 쓰라고 얼마를 내놓았다’는 식으로 선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무슨 법에 걸릴 일이 있으니까 먼저 손을 써서 돈을 낸 것이다, 미치지 않고 서야 누가 지금 자발적으로 돈을 내는 사람이 있겠나”면서 해당 선전을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