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전거 보급률 70%…가격 2배 폭등”

북한 평양에서 주민들의 단거리 운송수단 및 장사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는 자전거가 10세대 중 7세대 꼴로 보유할 정도로 보편화되면서 자전거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 가정집에서 자전거는 재산목록 1호에 해당할 정도로 고가품 취급을 받았고 보유 세대도 10세대 중 3~4세대 수준이었다.

평양 소식통은 21일 “최근 장마당에 나가보면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거의 대부분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며 “생활 형편이 아주 어려운 집을 빼고는 집집마다 자전거를 1대씩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자전거 보유세대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의 생활 형편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의식이 변했기 때문이다”며 “예전에는 자전거를 살 돈이 모아져야 구입을 했지만 지금은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서라도 먼저 자전거를 구입한 후 장사를 통해 돈을 벌어 갚아나가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사회에서 장사가 보편화 되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많은 짐을 빠르게 운반할 수 있는 자전거가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신의주 소식통도 “장마당이 멀리 있는 농촌에서 자전거는 도시 장마당을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장사 수단”이라며 “장사꾼들은 자전거가 없을 때에 비해 3~4배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가 있는 일부 장사꾼들은 농촌 주민들로부터 필요한 공산품을 선주문 받아 도시 장마당에서 구입해 농촌에 판매하고, 공산품과 교환한 남새(채소)나 강냉이를 장마당에 가져와 매매 차익을 남기고 있다. 인근 장마당 간의 상품 가격 차이를 파악해 단돈 100원이라도 더 올려 받으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이처럼 장사에도 기동성이 중요해지면서 고이자의 대출을 받아 자전거를 먼저 구입하려는 심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북한 내에서 자전거 붐이 일자 가격도 덩달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신의주 소식통은 현재 가장 저렴한 일본산 중고 자전거 가격이 8만 원대를 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사려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다 일본과의 직접 무역이 단절된 이후 수입 가격 자체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에서 타고 다니는 자전거의 80% 이상이 일본산 중고 자전거일 정도로 북한 사람들은 일본산을 선호 한다”며 “일본 자전거가 인기 있는 이유는 튼튼하고 모양도 멋있기 때문이다. 한 번 사면 오랫동안 고장 없이 쓸 수 있기 때문에 북한산이나 중국산보다 인기가 좋고 비싸게 거래된다고 말했다.

작년까지는 북한 돈으로 4만원이면 일본산 중고 자전거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최소 두 배 이상을 줘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산 자전거와 중국산 자전거는 좀 쓸 만하다는 것이 3~4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산 자전거는 아무리 낡았어도 8만원은 줘야 구입할 수 있으며, 조금 쓸 만하다는 것은 30만 원 이상, 공장에서 바로 나온 신제품과 비슷한 것은 70만원까지 줘야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에 따른 대응 조치로 북한의 모든 품목에 대해 수입 금지 및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인적교류 제한 등의 대북제재를 가한 것은 2006년 10월이다. 이후 일본산 자전거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현재는 중국이나 캄보디아 등의 화물선을 전세 내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수입 루트를 대체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만경봉호를 통해 일본으로부터 모두 6434대의 자전거를 수입했으며, 이후 2007년 8월 말까지 제3국 화물선으로 8만 1천여 대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일본 언론은 전하고 있다.(下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