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 교육 강화하는데 정작 학교 현장엔 전문 교원 태부족

다른 전공 교원 단기 교육 후 현장 투입하기도…전문 교원 양성 나서고 있지만 배치까지 시간 걸릴 듯

평양 대성구역 ‘6월9일룡북기술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이 각급 학교에서 러시아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러시아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교원이 부족해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지난 1일 2학기가 시작되면서 각 학교에서 로씨야(러시아)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학교에서는 영어와 로씨야어를 외국어 기본 과목으로 배워주고(가르치고) 있지만, 로씨야어를 전문적으로 배워줄 수 있는 교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북한에서는 소학교(초등학교) 4학년부터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각급 학교에서 러시아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외국어 수업은 영어와 러시아어를 중심으로 주당 3시간가량 편성되는데, 학년과 학교급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학교에서도 담임 교원이 아닌 별도의 담당 교원이 러시아어 수업을 맡는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 러시아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이 배치돼야 하지만 현장에는 담당 교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도 로씨야어 수업이 있기는 했으나 수십 년 동안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로씨야어를 전공한 교원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됐다”며 “국가가 다시 로씨야어 교육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전문 교원이 부족하다 보니 영어를 전공한 교원들에게 짧은 기간 로씨야어를 배우게 한 뒤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숙달되지 않은 교원이 단기간의 교육만 거쳐 러시아어 교육에 투입되면서 교육의 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교원 자신이 로씨야어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태다 보니 발음이나 단어를 정확하게 배워주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학교에서도 이를 모르지 않지만, 로씨야어를 제대로 배워줄 수 있는 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 같은 교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원대학과 사범대학 외국어학과를 중심으로 러시아어 전문 교원 양성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 사범대학에서는 올해부터 러시아어 전공 과정이 다시 정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로씨야어 전문 교원 양성 과정이 다시 만들어진 곳들이 있다”며 “다만 새로 양성되는 교원들이 실제 학교에 배치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는 기존 교원을 활용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한편, 러시아어 교육에 사용하는 교재도 새롭게 제작돼 각급 학교에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교원 양성과 함께 러시아어 교육 확대를 위한 기반도 단계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어 교육 강화 기조에 대한 부담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영어에 비해 러시아어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인식하는 데다 새로운 언어를 추가로 습득해야 한다는 점이 학습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로씨야어를 배워도 실제로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느냐고 생각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있어 (러시아어 교육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북한 당국이 러시아와의 밀착 속에 러시아어 교육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일선 학교 현장과 학생들의 부담만 커지는 양상이라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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