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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차기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참가국들에게 10일 통보했다. 이번 회담은 구체적인 북핵 불능화(disablement)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이르면 이날 오후 6자회담 재개일정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2일 끝난 제6차 1단계회담이 휴회 형태로 마무리된 만큼 이번 회담은 차수 변경 없이 4개월 만에 재개되는 형식이다.
이번 회담의 우선 목표는 북한의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을 평가하는 데 있다. 우리 정부가 12일 북송 예정인 중유 5만t 중 1차분(6천200t)이 14일께 도착 예정이다. 북측은 이 시기에 맞춰 영변 핵시설을 가동 중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9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특별이사회를 열고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폐쇄·봉인을 감시·검증하기 위한 감시·검증단의 방북을 승인했다. 따라서 14~17일 사이에 감시단이 방북해 2주간 북한에 머물며 영변 핵시설 폐쇄를 직접 확인하고 봉인 및 감시카메라를 설치한다.
폐쇄·봉인 대상으로는 지난 94년 제네바합의에 따라 동결 대상으로 지목된 5MW 흑연감속로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핵연료봉 생산공장 ▲영변 50MW 원자로 ▲태천 200MW 원자로 등 5곳이다. 그러나 50MW 원자로와 200MW 원자로는 건설 중단 상태여서 폐쇄·봉인 조치에 대한 의미는 적다.
IAEA는 폐쇄절차의 빠른 이행을 위해 94년 제네바합의 당시와는 달리 8천개에 달하는 연료봉을 빼내지 않고 노심 안에 두고 폐쇄할 계획이다. 감시·검증단이 14일 방북할 경우 오는 28일까지는 핵시설에 대한 폐쇄·봉인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불능화 단계는 다르다. 이번 6자회담은 북한의 핵시설 폐쇄 이행을 평가하고, 다음 단계인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2·13 합의에는 ‘북한은 ‘9·19 공동성명’에 따라 포기하도록 돼있는 사용 후 연료봉으로부터 추출된 플루토늄을 포함, 성명에 명기된 모든 핵프로그램의 목록을 참가국들과 협의한다’고 돼 있다.
미국은 이에 따라 2·13 합의 이행의 최대 난제(難題) 인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실체 규명을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은 HEU 프로그램 보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북한과 양자대회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회담 참석에 앞서 이번 주말부터 일본, 한국을 차례로 방문 2·13 합의 이행을 위한 공조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