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천발전소 부실에 ‘김정은 책임론’ 은밀 확산

북한이 강성국가 건설의 상징으로 선전해온 희천발전소(2012년 4월 완공)가 댐 균열 등으로 인해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자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잘못된 공사 지휘가 불러온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이 은밀히 일고 있다고 평양 내부소식통이 4일 알려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간부들은 김정일이 10년 가까운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3년으로 단축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인 점과 발전소용 고강도 시멘트를 김정은이 즉흥적으로 다른 공사에 돌린 점이 부실공사의 직격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평양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이미 내각 간부들 사이에서는 상식적인 건설공법도 무시하고 10년 공사 기간을 7년이나 앞당겨 건설하라고 어르신(김정일)이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부실공사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말은 하지 못하지만 발전소 건설장으로 향하던 고강도 시멘트 1천 톤을 회령시 아파트 건설에 돌린 후계자(김정은)의 즉흥적인 지시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고 말해 간부들이 희천발전소 부실공사의 책임을 사실상 김부자에 묻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정은이 발전소용 시멘트를 회령시 건설에 돌린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2010년 8월 비공식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김정일이 투먼을 거쳐 회령시에 도착했을 때 김정은이 마중 나와 있었다”면서 “당시 김정일은 김정숙 고향인 회령시 도시화 사업 진척이 미비한 것에 대해 해당 일꾼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이어 “곁에 있던 김정은이 질책을 받은 일꾼에게 시멘트를 회령시 개발로 돌리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당시 후계자의 업적을 쌓아주기 위해 희천발전소 건설을 맡겼는데, 후계자가 발전소용 고강도 시멘트를 회령시 건설에로 돌려 버렸다”면서 “결국 일반 시멘트를 사용해 댐공사를 진행하면서 부실공사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당시 1천 톤에 달하는 시멘트가 회령시 아파트 공사로 돌려져 순조롭게 진행되던 희천발전소 모래와 시멘트 혼합 작업이 큰 차질을 빚었다. 이 고강도 시멘트 대신 일반 건설용 ‘순천시멘트’가 사용된 것이 균열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


이러한 비판은 지난달 30일 평안북도 향산군에서 진행된 제2단계 희천발전소 건설 착공 현장에서도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착공식에 참석한 고위 간부들이 현장 책임자를 불러놓고 부실공사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회적으로 무리한 공기 단축 시도와 시멘트 부실 등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김기남·곽범기 당비서, 로두철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희천발전소는 2001년에 착공했지만 자재난 등으로 방치돼 오다가 2009년 3월 김정일의 현지지도 후 전당, 전군을 총동원해 완공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김정일은 수력발전소 건설 전문가들이 작성한 희천발전소 10개년 건설계획을 수정해 ‘강성대국원년’인 2012년 4월 15일 전 까지 완공하라며 ‘속도전’을 지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김정일이 희천발전소가 부실공사로 인해 누수 현상이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빨리 수리하라는 호통을 친 뒤 분을 삭이지 못한 채 현지 시찰을 서두르다가 급사했다는 소식도 전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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