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농장원 1년 노임 20만원 받아”

▲ 지난해 평안북도 삭주군 추수장면

북한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장 경비를 대폭 강화해 농장원들이 식량 부족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사용했던 국가 알곡 빼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작년부터 농장 경비원 수를 대폭 늘리고 가택 수색을 11, 12월 매달 한 번씩 도와 군 차원에서 실시하면서 알곡 빼돌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도둑질이 발각되면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 보내도록 처벌 또한 강화됐다”고 말했다.

북한 농장원들의 국가 알곡 빼돌리기는 최근 몇 년간 농장에서 배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농장원들이 식량 부족분을 채우는 주요한 생존 방식이 돼왔다.

이러한 알곡 빼돌리기는 주로 가을걷이를 하기 전에 먼저 농장에 몰래 들어가 곡식을 훔쳐오는 형태로 이루어 진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도둑질이지만 주민들에게는 1년 명줄인 셈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곡식을 보충하는 양이 적게는 20kg에서부터 황해도 평야지대는 1t까지 확보하는 가구도 생겨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국의 대응도 더 강력해져 농장 경비를 자체적으로 강화하거나 가택 수사를 펼치는 방식을 동원했다.

소식통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민들은 ‘농장을 감시하는 감시원들만 합법적으로 알곡을 빼돌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농장원들이 노력공수(노동량을 평가하는 단위)에 따라 임금 형태로 1년 노임을 받았지만 이것 저것 제하고 나니 20만원에 불과했다”면서 “이 정도로는 서너 달 생계비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농장원들의 식생활은 옥수수 가루에 배추나 배추 또는 미나리 말린 것을 넣고 죽을 끊여 먹는 것이 태반”이라면서 “굶어서 죽는 사람은 없지만 이마저도 분배가 없는 취약 가구들은 자살하는 가족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농장 쌀을 훔치는 것도 여의치 않고 배급도 이루어지질 않아 도시에 사는 친척이나 상대적으로 부유한 친척들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구걸해보기도 하지만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평안남도 일대에서는 2월과 3월에 각각 15일분의 식량을 미국산 쌀로 분배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