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 자리를 꿰찬 리수용이 어제, 40여 명으로 꾸려진 큰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중국이 그토록 만류하던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의 최고위급 간부로는 처음 있는 방문입니다. 리수용은 도착하자마자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인 쑹타오를 만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났습니다.
리수용이 이번에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이유는 보나마나 뻔합니다. 우선은 냉랭해진 두 나라 관계를 예전 수준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복원시키자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를 발판으로 여느 때보다 더 강력해진 국제사회의 제재를 중국을 업고서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벗어나 보자는 데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김정은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특사’ 임무를 받고 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에 대해 앞에서는 피로 맺은 전우요, 형제요 떠들면서 뒤돌아서서는 제 할 짓은 다하고 또 온갖 비난을 다 퍼부었던 김정은입니다. 중국과 친한 모습을 보여 왔던 고모부 장성택을 무자비하게 처형시키는가 하면 그토록 만류하는 핵시험(실험)도 3차에 이어 4차까지 거리낌 없이 보란 듯이 해치웠습니다.
그랬던 김정은이 자기 충실한 심복인 리수용을 중국에 ‘특사’로 보냈다는 것은 이미 갈 데까지 다 간 권력의 끈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리수용이 아니라 김정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지금 처지에서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차라리 김정은은 이참에 중국처럼 개혁개방하겠다, 핵을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온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란 점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