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패러디] 황장엽-김대중 ‘햇볕정책’ 둘러싼 가상대담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김대중 정부 이후 대북정책의 근간이 되어온 ‘햇볕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데일리NK는 햇볕정책 입안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조선노동당 국제담당비서로 북한 외교를 총괄했던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의 대담을 성사시켰다.

김대중-황장엽 두 사람의 만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김 전 대통령이 그동안 햇볕정책의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해온 황 위원장과의 대담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김 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과 양자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황 위원장과의 양자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집요하게 설득해냈다.

햇볕정책을 창안해낸 김 전 대통령과 김일성 시절부터 노동당 비서를 역임하면서 김정일을 가르치고 또 근저에서 지켜본 황 위원장의 만남의 그 자체로도 의미가 컸다.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이날 대담에는 가벼운 인사말이 오간 뒤 바로 햇볕정책의 효용성에 대한 날선 공방이 오고갔다.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그간 햇볕정책의 정책적 오류와 허위성을 꾸준히 비판해온 황 위원장이었다.

황 위원장은 “북한 핵실험으로 김정일 정권과 협력해야 한다는 햇볕정책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북한 인민들은 도외시하고 김정일과 협력하고 대화해야 한다는 게 무슨 햇볕정책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뒷돈 대주고 정상회담한 게 햇볕정책 성과냐?”

이어 “북한 당국은 햇볕정책에 대해 ‘남한 괴뢰들이 햇볕으로 우리를 말려 죽이려 한다’고 인민들을 교육하고 있다”며 “독재자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인민들에겐 고통의 연장일 뿐”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햇볕정책을 통해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고 반박하며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대북압박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0년에 평양에 가서 만난 김정일 위원장은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었다”며 “햇볕정책으로 그동안 정상회담도 하고, 금강산 관광과 남북경협도 활성화되지 않았느냐”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김정일에게 뒷돈 대주고 정상회담 한 것이 햇볕정책의 결과냐”며 비판하고 “금강산 관광이나 남북경협 등에 들어간 돈이 9억8,189만 달러나 되는데 이 돈이 인민들을 먹여살리는 데 들어갔느냐, 독재자가 핵개발하는 들어갔느냐?”고 되물었다.

황위원장은 “지난 8년동안 햇볕정책을 해왔지만 그 결과는 독재자가 핵실험 한 것으로 되돌아온 것이 명백한 현실”이라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됐다고 말하는 것이 스스로도 너무 뻔뻔스럽다고 생각지 않으냐”며 개탄했다.

이렇게 황 위원장의 비판이 계속되자 어떤 논리든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데 이골이 난 김 전 대통령도 혈압이 올라 잠시 정신을 잃었다. 이 때문에 40분 간 대담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햇볕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지적하는 황 위원장의 지적은 멈추질 않았다.

그는 미국만 아니었으면 햇볕정책으로 통일로 갈 수 있는 확실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김 전 대통령을 향해 “7천만 민족 앞에 좀더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햇볕정책으로 북한이 변한 게 도대체 뭐가 있느냐”고 따졌다.

김 전 대통령은 “그렇다면 황 위원장은 지금 북한과 전쟁이라도 하자는 거냐?”며 일단 논점을 흐리고 “공산주의자들과는 힘으로 싸워 이긴 실례가 없다. 대화와 협조를 통해서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김정일을 지원해주면 스스로 문을 열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개혁개방은 곧 김정일 정권의 몰락을 의미하는데, 평생을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고 국민들을 속여 왔는데 스스로 개혁개방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다음은 황장엽-김대중 가상 대담]

-황장엽 위원장(이하 황): 안녕하십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김): 네 안녕하세요. 에~거 뭐시냐 황 위원장이 양력으로 1923년생이시지요?

-황: 맞소.

-김: 거 좀 쑥스러운 사실이기는 하지만 내가 남한에서 정치 좀 한답시고 26년생으로 호적을 고치긴 했소만 실은 23년생이거든요. 우연이기는 하지만 황 위원장과 동갑입니다. 처음 만나고 해서 거시기 헌데 친구로 생각허고 편하게 말하는 게 어떠요? 방송도 아닌데…

-황: 당신 같으면 7천만 민족의 생명을 담보로 해서 사기를 친 사기꾼과 친구할 수 있겠소?

-김: (순간 당황하며) 내가 이래봬도 전라도 내려가면 아직까지 대접 좀 받는데 그렇게 말하시면 서운허요.

-황: 쓸데없는 말 관두고 제가 먼저 한마디 하겠소. 김 선생께서 만든 햇볕정책의 근간을 지금 노무현 정부도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저는 그동안 햇볕정책의 맹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습니다. 햇볕정책으로 김정일 정권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햇볕정책이 얼마나 큰 실책인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햇볕정책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햇볕정책으로는 절대로 김정일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김: 에~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허요. 저도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는디…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게 햇볕정책의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미국의 대북압박정책에 원인이 있다,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부러요.

-황: 이제 김 선생께서도 국민 앞에 좀 정직해지실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도 다 쓰러져가는 김정일 정권에게 5억 달러를 뒷돈으로 주고 성사시킨 것 아닙니까. 이것은 온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김 선생은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습니다.

독재자 김정일을 이용하여 노벨상을 타셨으니 그 출중한 실력(?)에 감탄은 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제는 좀 정직해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느냐도 중요합니다. 김 선생이나 저나 팔십이 넘었으니, 이제부터는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양심이 있다면 햇볕정책이 잘못됐다고 먼저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햇볕정책으로 북한이 변한 게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있었당게요. 없었던 금강산 관광도 생기고, 남북경협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민간교류도 활발해지고, 인적교류도 활발해지고, 군사회담도 진행됐어요. 이게 다 햇볕정책 덕분이랑게요.

이번 핵실험이 햇볕정책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또 미국만 아니면 진작에 통일됐을 것이어요.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지 않고 금융제재다 뭐다 해서 압박하니까 김 위원장이 열 받아서 핵실험 한번 해본 것일 수도 있다. 전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황: 금강산 관광이나 남북교류, 이런 거 모두 김정일 앞에 돈 갔다 바치고 한 거 아닙니까? 햇볕정책으로 지금까지 김정일에게 퍼준 돈이 9억8189만 달러나 됩니다. 현금 퍼준 대가로 한 것들 가지고 남북관계가 진척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전인수입니다. 현금을 갖다 주는데 김정일이 왜 좋아하지 않겠어요? 그 돈으로 핵개발하고 신무기 들여오고 하는 거 당연합니다. 김 선생은 김정일을 사나흘 만나셨지만 저는 그 녀석이 고중(고교) 다닐 때부터 40년간을 지켜봐온 사람입니다. 김정일은 핵무기를 비롯해서 신무기라면 사족을 못쓰는 인간이에요.

그리고 김 선생이 햇볕정책 만들었으니 잘 아시겠지만 햇볕정책이라는 게 뭡니까? 북한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고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것 아닌가요? 그러면 지금 북한이 개혁개방 했나요. 북한은 중국식 개혁개방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평화는 정착됐나요? 햇볕정책 하에서도 서해교전 일으키고, 미사일 발사하고, 그것도 모자라 핵실험까지 해서 우리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이렇게 명백한데도 국민들에게 햇볕정책이 커다란 성과를 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는 반역을 저지르는 것이 됩니다.

(햇볕정책의 실정에 대한 황 위원장의 지적이 계속되자 김 전 대통령은 혈압이 올라 대담이 잠시 중단됐다.)

-황: (대담이 다시 속개되자) 좀 괜찮으십니까? 그렇게 몸도 안 좋으시면서 평양엔 뭐하러 또 가려고 하십니까? 김정일에게 줄 게 더 남았습니까?

-김: 그렇다면 황 위원장은 지금 북한과 전쟁이라도 허자는 거요? 공산주의자들과는 힘으로 싸워 이긴 실례가 없어부러요. 대화와 협조를 통해서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밖에 없당게.

북한의 이런 행동은 모두 거시기(미국) 때문이요. 햇볕정책은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잘 됐어요. 하지만 북-미관계에 있어 클린턴 정부 시절에는 잘돼 오다가 부지깽이(부시) 정부에서 잘못돼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전 이렇게 생각허요.

-황: 김 선생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어요. 김정일과 대화하고 선의로 잘해주면 김정일이 변할 것이라는 착각이요.

그렇게 해서 김정일을 지원해주면 스스로 문을 열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김정일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개혁개방은 곧 김정일 정권의 붕괴입니다. 평생을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고 국민들을 속여 왔는데, 개방을 통해 남한과 전 세계 정보들이 유입되면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런 이유로 전면적인 개혁개방이 아닌 중국식 개혁개방 조차도 꺼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무조건 북한을 지원하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도 큰 착각입니다.

그리고 김 선생은 젊어서부터 민주화운동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 선생 같은 사람이 만약 북한에 생겨난다면 정치범수용소가 아나라 그 자리에서 즉결처형감입니다. 지난 90년대 중반에 300만 명의 주민이 굶어죽었는데 300만 명의 인민을 굶겨죽이고도 눈썹 하나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김정일과 민족의 운명을 이야기 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김: 저는 그런 사실 잘 모르고, 그렇게 생각허지도 않아요.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제 생각에는 김 위원장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문제란 말이다 이거여요. 미국이 경제봉쇄 허고 홍수다 뭐다 자연재해로 주민들 굶어죽은 거 아니요? 저는 그렇게 들었소.

-황: 자꾸 모든 원인을 미국 핑계를 대시는데 제가 평생을 북한에서 살다 왔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시면 곤란해요. 만약 미국의 경제봉쇄로 북한경제가 어렵다면 중국식으로 따라가면 됩니다. 개혁개방한 중국이 지금 얼마나 좋아졌습니까? 또 큰물(홍수) 때문에 주민들이 굶어죽었다는데, 매년 비 피해가 극심한 방글라데시에 3년간 3백만 명이 굶어죽은 일이 있었어요? 김정일이 중국허고만이라도 개방과 교류를 확대했어도 주민들이 자체로 살아갈 수 있어요.

-김: 거 뭐시냐 신의주에 특구도 만들려고 하지 않았소. 그 정도면 북한이 엄청나게 변하는 거지.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겄어요?

-황: 정일이 녀석이 어떻게 좀 꼼수 써서 달러를 더 벌어들이려고 했는데 거 완전히 실패하지 않았소. 달러는 벌어야겠지, 독재정권은 유지해야겠지 두 마리 토끼 다 잡으려다가 문 닫은 거 아니요.

-김: 내가 평양 갔을 때 우리 김 위원장이 약속한 게 있어부러요. ‘남한에서 많이 좀 지원해주면 빠른 시일 안에 개혁개방 하겠다’ 이렇게 나에게 약속을 했었당게요. 저는 그 말을 지금도 믿어부러요. 나를 한 번 더 평양에 보내야 허는 디 요즘 여론이 안좋당게… 세상 많이 변해부렀어요. 내가 대통령 헐 때는 ‘햇볕’의 ‘햇’자만 나와도 허벌나게 좋아혔는 디 말여.

-황: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제 그 정도 했으면 정신 차리시요. 김정일 정권은 북한 동포들의 원수일 뿐 아니라 남북한 전체 우리 민족의 적이요. 김정일 독재체제와 북한 동포들을 나누어 보지 않고서는 북한문제도, 민주주의 문제도, 통일문제도 논의할 수 없음을 깨달으시요.

-김: 나는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어불어. 내 스타일이요. 괜시리 나에게 ‘정치 9단이다’고 혔것소? 언젠가 다시 좋은날이 온당게.

거시기 뭐냐, 내가 햇볕 헐 때 뒤에서 허벌나게 도와준 정주영 회장이 항상 한 말이 있어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이렇게 늘 얘기 했당게. 국민들은 핵실험으로 지금은 여론이 안좋지만 금방 잊어불어요. 햇볕정책, 이거 포기하면 나 김대중이도 끝이랑께. 절대 포기 못허제.

-황: (어이가 없는 듯 ‘쯧쯧’ 혀를 차며) 당신에게 속아 살아온 국민들이 불쌍하지도 않소? 이제 제발 정신 차리시오.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대담은 김 전 대통령의 혈압이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여 배석한 주치의의 권유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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