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달러 주고 김일성 서호별장 이용했다”

▲함경남도 흥남시 마전해수욕장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함경남도 흥남시 마전리에 마전해수욕장이 있다.

긴 해안선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숲과 해당화가 잘 어울린다. 넓은 백사장에 깨끗한 바닷물로 여름철이면 함흥 시민들이 피서를 즐기던 곳이다. 이곳에 김일성 서호특각(일명 빠넬각)이 있다.

김일성이 생전에 즐겨 찾은 서호특각은 수중별장이다. 모든 시설이 100m 깊이의 바다속에 수족관 형식으로 되어 있다. 갖가지 어류와 해초, 고래와 희귀 바다동물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김일성의 경호를 위해 잠수함 한 개 편대와 해군 함정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기도 했다.

김일성 별장은 오로지 ‘어버이 수령님’만 이용할 수 있다. 김정일이 이용하는 별장은 별도로 있다.

하지만 90년대부터 전국에 부정부패가 판을 치면서 금단의 열매와 같은 김일성 별장도 돈과 권력을 가진 일부 특권층들이 관리들에게 몰래 돈을 주고 직접 이용한 사실이 있다.

다음은 기자가 서호특각을 이용한 김인국(가명, 43세 상인)씨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노동당 거액 기부, 특권층에 줄 대”

김씨는 2005년 7월 중순 일가족 5명과 서호특각에서 1박 2일로 여름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김씨는 90년대 중반 폐철을 중국에 수출하고, 대신 쌀, 천, 설탕을 수입하여 판매하면서 100만 달러까지 모은 부자다. 그는 98년 경 장사가 잘될 때에는 한달에 60t의 천을 도매하면서 억만장자의 꿈도 꾸었다고 한다.

김씨는 돈버는 재간만 타고난 것이 아니라, 장사로 모은 수십만 달러의 거액을 노동당에 기부하여 권력에 통 크게 줄도 댈 줄 아는 전형적인 상인이다.

돈과 권력과의 인맥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자신한 김씨는,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김일성 별장 책임자 강현철(가명, 52세)에게 하루 100 달러씩, 도합 200 달러(북한돈 60만원)의 거액을 주고 김일성 별장에서 호화로움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김일성은 죽었지만 별장관리가 잘 되어 있어 200달러가 아깝지 않았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놀라운 사실은 여름철 마전해수욕장이 인파로 북적거렸고, 피서객 옷차림 또한 중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여름 피서를 마전해수욕장에서 보낸 중국인 여행객 왕흥메이(女 24세 선양거주)씨에 의하면 남자들은 수영팬티와 반바지를 입고, 여성들은 비키니 수영복에 검은 안경까지 착용한 사람도 있어, 마치 다롄의 해수욕장에 온 분위기였다고 한다. 장사로 돈을 번 사람들이 꽤 있다는 뜻이다.

지금도 북중 무역에 종사하는 김씨는 돈벌이가 시원치 못하다고 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국세관이 예전 갖지가 않은데다 돈있고 힘있는 특권층이 대부분 장사에 매달리는 바람에 이윤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김일성 별장에서 김일성이 된 것같은 기분을 낸 자신은 행운아라고 김씨는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