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150일 전투’의 일환으로 또 다시 ‘풀 거름’ 생산을 위한 주민동원에 나섰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지난 7월 20일까지 세벌(3차례) 김매기 전투를 끝내고 이제는 풀 거름 생산에 돌입했다”며 “공장마다 인원들을 선발해 지정된 농촌들에 나가 풀 거름을 만들고 확인서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풀거름 생산이란 말 그대로 여름철에 풀을 베어 2~3년 정도 썩혀, 거름을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현재 북한 당국은 7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풀 거름’ 생산 기간으로 지정하고, 각 공장 기업소와 지역 동사무소별로 주민들을 동원해 풀베기를 벌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지시한 풀 거름 생산량은 17세 이상 성인 1인당 1톤씩이다.
그는 “공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공장 단위로 지정된 농장에 나가 풀 거름을 생산해야 하고, 부양가족들은 동사무소에서 지정한 농장에 나가 풀 거름을 생산해야 한다”면서 “공장 기업소들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농장에 나가야 하고, 동사무소에 속한 부양가족들은 시내에서 가까운 농촌들에 나간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회령시 산옥동 동사무소 관할 부양가족들의 경우 주변 금생협동농장에 풀 거름을 생산하게 되었지만 회령곡산공장은 흥산리와 오류리 협동농장들을 풀 거름 생산지로 배분받았다.
가까운 농장을 배분받은 동사무소 주민들은 매일 출퇴근 식으로 농장을 오가며 풀 거름을 생산하고 있지만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협동농장들을 배분받은 공장기업소들의 경우 현지 농장에 인원들을 파견하여 일정기간 상주하면서 풀 거름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밥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풀 거름 생산에 동원되어야 한다”며 “시 농촌경영위원회에 ‘풀 거름 생산 상무’가 조직되어 풀 거름 생산량을 일일이 검열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뇌물을 주고 확인서를 받기도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마다 새해 초하루부터 인분생산을 시작으로 모내기 지원, 김매기 동원, 풀 거름생산, 가을걷이까지 모든 사람들이 총 동원되어 농사일만 하는데도 식량은 늘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북한은 비료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산성화 된 토지를 개량하기 위해 해마다 다양한 생산계획을 세우고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다. 풀 걸음 생산 외에도 부식토 1t 당 요소비료 50kg을 썩어 만드는 흑보산비료 생산, 구은 흙으로 만드는 소토 생산, ‘흙깔이’라고 불리는 부식토생산 등에 주민들이 동원된다.
이밖에 김일성이 직접 지시해다는 ‘12바닥 파기’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은 거름을 모으기 위해 전개되는 ‘돼지우리 파기’ ‘변소바닥 파기’ ‘온돌바닥 파기’ ‘쓰레기장 바닥 파기’ 등 12가지 작업을 통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