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젊은이들 ‘후드티’ 입어야 패션 리더

최근 들어 북한 내 유행은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무역·밀수를 통해 들어오는 한국의 음악·영화 DVD와 패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류(韓流)의 주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일리NK는 20일 평양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화교 A씨를 만나 북한 젊은이들의 최신 유행 트랜드를 들어봤다. 그는 “고깔(후드 티셔츠)이 최근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드 티셔츠는) 남조선 드라마 DVD 등을 보고 많이 찾고 있다”며 “장마당에서 인민폐로 200위안(100위안=4만원) 정도 하는데 비싸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어 글씨가 써 있거나 남한 상표가 붙어 있는 것은 단속에 걸리기 때문에 팔 수 없다고 한다. 이어 “날이 더워지면서 반팔 옷도 많이 찾는다. 밝은 색상이 들어간 옷들이 인기”라며 “일반적으로 새 옷은 1만5000원 정도이고, 중고는 3000원에 팔린다”고 전했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여름철을 맞아 원피스 등이 유행하고 있다. 원피스는 장마당에서 보통 7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특히 “체내(젊은 여성)들은 굽이 높은 구두도 많이 찾는데 2만5000원에서 3만원 정도 한다. 뺑때바지(스키니진)는 여전히 인기가 높고, 칠부바지도 많이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무더위의 영향으로 민소매 옷이나 반바지 등도 즐겨 입는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전부터 무릎 위에 올라오는 치마도 입지 못하게 하는 등 여성들의 ‘단정하지 못한’ 옷차림을 단속해 왔다. 최근 유행하는 민소매 옷이나 짧은 길이의 치마, 바지 등도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외출 때는 입기 어렵다.


이에 대해 “치마나 반바지가 무릎 아래로 내려오지 않으면 단속이 된다”며 “여맹 규찰대가 골목마다 나와서 여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나시(민소매 옷)도 팔기는 하는데 못 입게 한다. 그래서 집에서만 입는다”고 말했다.


A씨는 또한 “체내(젊은 여성)들은 귀걸이, 팔찌 등을 많이 끼고 다닌다”면서 “팔찌, 시계, 반지, 머리핀 등도 곱다고 하면서 오히려 권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과거 여성들의 장신구 착용 등을 규제해 왔으나 최근 들어 이러한 통제는 완화되는 양상이다.


한국산 물품들에 대한 단속은 여전히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속에 걸릴 경우 그 자리에서 물품을 회수하고 있다고 A씨는 설명했다. “남한 상품에 대한 단속은 여전히 세다. 단속원들이 장마당에서 상표를 일일이 확인할 정도로 예전보다 심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 드라마나 영화가 들어 있는 알판(DVD) 단속이 계속 강화되는 추세”라며 “그러나 대학생이나 젊은 층에선 외국·남조선 영화를 잡아 놓고(보유해 놓고) 몰래 팔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DVD는 보통 1장에 5000원(일반 알판은 1300원에 거래)정도에 거래되는 데 현재 아이리스, 보석비빔밥, 추노, 게임의 여왕, 엄마가 웃어요 등이 인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