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신세대 ‘MP3’로 외국음악 감상 유행

북한 평양에 거주하는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플레이어’라고 평양 거주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평양 00구역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40대 여성 김 모 씨는 “평양 젊은이들이 시장에서 가장 사고 싶어 하는 물건은 어학공부를 하거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MP3 기계인데, 물건이 들어오면 아는 사람들에게만 먼저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 젊은이들 사이에 MP3가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부터지만 당시에는 무역 상인이나 간부층 자제들에게 국한됐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가정집 자녀들도 MP3를 사용하는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

김 씨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MP3 가격은 북한돈으로 최하 3만원(한화 약 1만원)에서 최고 10만 정도다. 대부분 중국산 제품이며, 일제 중고품도 가끔 눈에 띤다고 한다. 최근에는 부유층에서 동영상이 재생되는 MP3에 대한 수요가 늘어 15만원 대부터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척 방문 차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 박 모 씨도 “중학교 고학년 학생들이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10명 중에 1명 꼴로 MP3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아이가 이제 중학생인데 MP3가 있는 친구들끼리 파일을 돌려가면서 외국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이며, 대학생들은 중국어나 영어 공부를 하는데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요즘 대학생들은 앞으로 사회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중국어를 배우려는 욕심이 대단하다”며 “부모들도 개방이 돼던 안돼던 중국어를 알면 사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어학공부 시키려는 욕심으로 기계를 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양의 미디어 환경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개방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요새 아이들은 DVD나 알판(동영상 CD)을 통해 중국이나 한국, 미국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웬만한 전자 제품은 다들 알고 있다”면서 “장사를 하는 가정집에서는 MP3를 사달라는 아이들 원성에 부모가 매일 같이 시달릴 정도”라고 강조했다.

중국 선양(沈阳)의 한 외국어 학원에 다니고 있는 북한 청소년 김 모 군은 “이제 조선(북한)에서도 웬만한 친구들은 MP3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김 군은 “MP3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끼리는 컴퓨터가 있는 집에 가서 노래 파일을 다운 받는다”며 “조선에는 인터넷이 안 되니까 친구들 끼리 직접 노래 파일을 나누어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내에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다가 규찰대에 걸리면 처벌을 받으니까 앞 부분에는 조선 노래를 넣고 뒤쪽에 한국 노래나 미국 노래을 넣는다”며 “그래도 걸리면 부모까지 다치니까 친구들끼리 저녁에 몰려다니면서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김 군은 “유행이 빠른 친구들은 동영상이 재생되는 MP3로 넘어가고 있다”며 “평양 중심구역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여기(중국)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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