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타조목장서 김정은 ‘선물타조’ 80여 마리 집단 폐사

평양타조목장. /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평양타조목장에서 암컷 타조 80여 마리가 갑작스럽게 폐사해 북한 당국이 방역 조치를 취하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이달 중순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는 타조목장 암컷 우리에서만 선물타조 80여 마리가 무리죽음을 당했다”며 “이번 사고로 암컷 우리를 폐쇄했고 중앙방역소가 투입돼 방역에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준공식을 연 것으로 알려진 평양타조목장은 관광사업에도 활용돼 북한 당국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곳의 타조들은 당 자금으로 사들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물타조’라고 불린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곳 타조목장의 암컷 타조들은 이달 중순 갑자기 거품을 물고 늘어지거나 발작 증세를 보였다. 이에 목장 기사장과 수의사들이 달려들어 문제를 해결하려 나섰지만, 타조들의 이상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집단 폐사하고 말았다.

특히 목장 간부들과 관리원들은 당 자금을 들여 사들인 선물타조라 혹시 이번 일로 책임이 뒤따를까 겁에 질려 어떻게든 타조를 구해보려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결국 별다른 대책을 취하지 못한 채 해당 사안을 상부에 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사고는 결국 중앙에 보고돼 ‘1호 보고’로까지 올려지게 됐고, 정부(북한 당국)는 이에 대한 원인 규명과 수의 방역을 위해 중앙방역소 수의방역과 과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인원을 구성해서 목장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원인 규명에 나선 수의사들이 ‘타조들의 떼죽음은 먹이 문제 때문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일단 목장 간부들과 관리원들은 한숨을 돌린 상태지만, 여전히 이번 타조 폐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현재 목장에는 이 사건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 데 대한 담당 보위원 지시가 내려졌고, 더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라는 중앙당의 지시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