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을 시도한 한 여성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양강도에서 살던 여자 아이 하나가 도강(渡江)을 시도하던 중 인신매매범에게 붙잡혔다”면서 “이후 1만 위안(한화 약 160만 원)를 주지 않으면 중국에 팔아버린다고 협박 전화가 왔고, 소녀의 가족은 지금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탈북 및 도강 사정을 미리 파악한 인신매매단이 아이를 납치해 협박을 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납치범이 석방 자금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부모의 자금 사정 등 전반적인 상황까지 다 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신매매범은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노린다. 즉, 탈북을 미끼로 북한 주민을 속여 시골에 팔아넘기거나 중국 공안(公安)에 넘긴다고 협박하면서 돈을 뜯어내곤 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은 이 같은 횡포에도 적극적으로 반항할 수 없다. 공안에 체포돼 북송될 경우 강도 높은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납치범에게 굴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발표한 ‘2018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난민들과 망명 희망자들이 인신매매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북한 여성은 중국에서 감금, 납치, 성매매, 강제결혼 등에 노출되는데, 이들이 북한에 송환될 경우 구타와 강제노동, 낙태, 성폭행 등 탄압을 받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미 국무부는 북한 정부에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한 처형과 처벌을 중단하라고 권고했었다.
또한 중국에서 북한 여성들이 인신매매를 당한 후 실종되는 사건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가족에게 전해져 딸을 찾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이달 말 함경북도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여러 브로커에게 중국에서 없어진 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전화가 됐었는데 얼마 전에 소식이 끊겨 걱정되니 꼭 찾아달라고 신신당부까지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도움을 구한 여성의 딸은 3년 전 탈북을 시도하다 인신매매로 중국인 남성에게 팔려가 최근까지 지린(吉林)성 모처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딸의 연락처를 알아내 가끔씩 안부를 물었지만 최근에 연락이 두절돼 결국 사람을 통해 딸을 찾아보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