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까지 해도 北주민, 南드라마 시청 막을 수 없어”

북한이 올해도 자유세계 정보가 담긴 한류(韓流)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주민 통제와 관련 처벌 수위를 높였지만, 주민들의 한류 사랑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남한 드라마나 영화가 저장된 USB 메모리카드를 소지할 경우, 불경죄나 심지어는 간첩죄로 처형까지 했지만 북한에서 한류는 주민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의하면, 그동안 단순 재미로 보던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이제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나아가 남북한 사회를 비교하면서 비판 의식을 갖게 되는 매개체가 됐다. 가령 남한의 재벌과 북한 돈주가 다른 점, 남북 사회의 신분상승 요인 차이를 짚어보며 북한 사회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 다만 소식통들은 이러한 비판 의식이 북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까지 비화되기 힘들다고 봤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한국 드라마를 팔거나 빌려주는 사람, 시청 중 적발되는 경우에도 총살까지 한다는 국가안전보위부 엄포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남한 드라마 시청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한 드라마를 보면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기존에는 단순 흥미로 한국드라마를 보았다면 지금은 드라마 속 남한과 북한의 현실을 비교하며 평가하기도 한다”면서 “‘남한 드라마 재벌이 (북한)여기서 태어났다면 어떤 운명으로 바뀌는가, 빈손에서 재벌로 성장하는 남한 드라마 인물이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열 번은 숙청됐을 것이다. 신분 상승도 사회를 잘 만나야 한다’고 비평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보위부 간부들도 남한 드라마 시청을 보호해주거나 눈감아 주고 뇌물을 받아 부를 축적하고 있는데, 이들도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남한을 동경하거나 통제가 심한 북한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갖기도 한다”면서 “물론 이러한 불만이 체제를 뒤 엎을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지만 주민뿐 아니라 간부들도 체제에 대한 반감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젊은이들 중심으로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문화가 이미 오래전에 형성 돼 있다”면서 “당국은 강력한 처벌로 단속과 통제를 하려고 하지만 드라마가 주는 활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드라마 시청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문제는 이를 단속하고 통제해야 할 간부들도 남한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것”이라면서 “간부들도 남한 드라마를 통해 북한 사회를 보기 시작해 간부들의 드라마 시청이 줄지 않고 있고, 이 때문에 당국이 아무리 처벌을 강조해도 실제 아래 간부들은 뇌물을 받고 쉬쉬 봐주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물론 시범겜(본보기)으로 처형까지 하기도 하지만 북한 주민의 남한 드라마에 대한 사랑을 막을 수 없다”면서 “남한 드라마는 단순 오락이 아니라 이제는 주민들의 유일한 낙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신파군 20대 여성이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현행범으로 적발돼 정치범으로 몰려 청진시 수성교화소 1년 형을 선고 받았다”면서 “하지만 딸의 소식을 접한 어머니가 브로커를 통해 보낸 2천 달러 뇌물을 받은 이곳 보위부 간부가 정치범에서 일반 경제범으로 문서 처리돼 무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