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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의 대북협력사업을 통해 북한체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국제 NGO의 프로젝트별 컨소시엄 구성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북한학연구소(소장 유호열)가 지난 7일 주최한 ‘2009 북한 신년공동사설과 남북관계 개선방안’ 정책포럼에 발표자로 나선 고려대 북학학과 박사과정의 배성렬 씨는 “‘프로젝트별 컨소시엄’ 방식과 개별적인 ‘소량지원’ 방식이 북측과 교섭 시 교섭력을 높일 수 있고 협력사업의 진전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국제 NGO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남한과 직접적인 교류를 꺼려하는 교육사업 등에서도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다”며 아시아재단이 1998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교육사업을 예로 들었다.
이 단체는 김책공대와 김일성종합대학에 13만여권의 영어책을 기증해 오고 있고, 북한 교수·학생들에게는 해외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북한의 지식계층에게 시장경제를 배우게 하고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학습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NGO의 지원사업과 관련 “북한인민들의 실생활 향상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사업은 긴급구호에서 인민들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보다 본격적인 개발협력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자체들의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대해 “중복투자의 문제점”과 “북한이 지자체들 간의 경쟁을 유도 정책적 가이드라인 안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폐쇄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자체간 사업 정보교류와 공동사업 전개 등을 통해 북한당국과 교섭력을 높여 점진적으로 협상력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2008년 기준, 경기도, 서울시 등 14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는 37개 사업을 추진승인 받아 30 건은 사업 성사가 완료됐고, 8건의 사업은 시행중에 있으며, 7건의 사업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미추진된 사업은 부산국제영화제 북측 참가단 추진 등 인적교류사업이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동국대 북한학 박사과정의 윤법달 ‘(사)평화의친구들’ 사무국장은 “남북경협은 북한의 경제체제 변화가 선행조건이 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사무국장은 “NGO의 대북지원사업은 수년간 경험을 토대로 일방적 지원방식에서 개발협력사업 방향으로 구조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한 후 “향후 NGO와 정부 간의 파트너쉽 형성을 통해 북한개발협력사업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북한학 박사과정의 윤은주 씨는 “북한은 변함없이 일관된 대남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남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새롭게 시작되는 한계가 있다”며 “좋은 정책은 정부 성향과 상관없이 지속됐을 때 북한에 동일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토론회는 동국대, 고려대, 이화여대, 명지대 등 서울지역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이 발제·토론자로 참여했고, 앞으로 북한학 학문분야의 교류 및 논의 활성화를 위해 정기적인 행사를 갖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