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갔다 온 평양시민 30여 명 관리소行”

북한이 지난달 ‘국가정보원 첩자’라며 체포해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51) 씨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이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련 강연회를 열고 사상 교양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국에서 한국 사람과 접촉했거나 기독교 교육을 받은 혐의가 있는 주민들을 소환·조사하면서 평양에서만 30여 명의 주민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한국 선교사가 수령님(김일성)의 동상을 허물고 거기에 교회를 지으려고 했다’는 회견을 진행한 이후 연일 인민반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회의는 ‘남조선 괴뢰도당은 우리의 생명인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을 감히 훼손하려는 천추에 용납 못 할 죄행을 감행했다’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에서는 주민들에게 ‘불순한 사상에 물들어서는 안 된다’며 주의할 것을 강조하고 ‘교회(기독교)에 접촉하거나 이야기만 들어도 반혁명분자로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무조건 체포한다는 엄포에 주민들은 옴짝달싹도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사사(私事) 여행으로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하면서 한국 사람과 접촉하거나 기독교를 접한 일부 주민들을 정치범 수용소로 보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체포된 주민들은 평양 낙랑 구역에서 6명, 서성 구역에서 3명 등 총 30여 명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이런 주민들은 악질 암해분자로 처리돼 뒷돈(뇌물)도 소용없어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는 수준으로 내몰렸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중국으로 보위부원을 파견해 관련 움직임을 보인 주민들을 다 체포하라는 조치도 취해졌다”고 부연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소식통은 체제 이완에 대한 우려로 ‘남조선 국정원이 체제 붕괴 시도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만들어 내부 통제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외부 정보 유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주민 통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외부 위협을 제거하고 체제 우상화를 위해 선전·선동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사상 교양에 힘쓰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체제 이완에 대한 탄압을 나서기 위한 구실을 찾은 것”이라면서 “주민 통제를 강화했는데 잘 되지 않자 ‘남한 선교사 기자회견’을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경 경비대 교체와 손 전화 전파 탐지기 확대 등으로도 모자라 교회 관련 탄압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향후 주민 통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원수님(김정은)의 깜빠니아(캠페인)’은 너무 자주 진행돼서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북한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선교사 김 씨는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국정원 지시를 받아 북한 정권을 헐뜯었다며 “만수대 언덕을 비롯한 북한 전 지역에 있는 모든 동상을 부숴버리고 동상 자리마다 큰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깜빠니아 : 캠페인에서 유래된 북한 말. 북한 주민들은 ‘일시적이고 집중적으로 사상교양 및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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