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된 25일 새벽 5시 전 주민들에게 타결된 소식을 주요 방송을 통해 전한 가운데, 전연(前緣) 지역 주민들은 이번 합의를 반기면서도 당국의 유감 표명을 이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원도 지역 장마당이 이틀간 폐쇄돼 주민 생계가 타격을 받았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강원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어제 새벽 5시에 방송된 ‘조선중앙 3방송’ 보도를 통해 고위급 회담 소식과 합의내용을 자세히 전해 들었다”면서 “정세가 긴장해지게 되면 남측과 육상, 해상 모두 인접해 있는 강원도 지역 주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남조선과 가장 가까이에 인접되어 있는 강원도 주민들은 수일간이나 지속된 준전시사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주민들은 ‘우리의 지뢰매설로 인한 그쪽(한국) 피해를 인정하기만 하면 될 것인데 괜히 뻗치다가 당한 꼴이 됐다’는 말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전연지역에서의 지뢰폭발 사고와 그로 인한 심리전 방송소식을 입소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정세가 긴장해질 거라는 소문도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우리 소행이 아니라며 우겨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지만 의외로 유감표명을 해 의아해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부 주민들은 ‘우리 당국이 인정하는 경우도 있구나’ ‘우리가 이번에 먼저 싸움을 걸었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과거 긴장이 되면 남조선의 도발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이번에 우리의 잘못으로 긴장된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지금은 알곡 수확을 시작해야 할 가을철인데 준전시명령이 하달되어 농민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원산시내 장마당이 준전시가 선포된 20일부터 이틀간 폐쇄돼 주민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군복을 갖춰 입고 밤낮 없이 대피 훈련 등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준전시가 선포되면서 ‘자리를 뜨지 말고 긴장하게 생활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출장증명서 발급이 제한돼 출장과 여행이 금지되고 이 기간 중 음주와 생일, 결혼식과 같은 예식이 제한됐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어쨌든 여느 때와 달리 눈치를 보며 생활하던 것이 고위급 회담 성사로 ‘준전시상태’가 해제돼 참 다행”이라면서 “우리(북한)가 ‘도적이 매 드는 식으로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떠들어 됐지만 결국 인정하는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