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15 이전에 대북 수해지원 카드 꺼낼까?

기상청은 3일부터 4일 자정까지 북한 평안도, 황해도, 함경도 등에 최고 150㎜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북한은 이미 태풍 ‘메아리'(6월 25~27일)와 두 차례의 집중호우(7월 12~15일, 7월 26~28일)로 큰 피해를 입은 상태여서 추가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북한의 수해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우리 정부의 지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쌀, 시멘트 등이 포함된 100억원 상당의 대북 수해지원을 한 바 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북한이 비 피해 상황과 관련한 일련의 보도와 전반적인 기상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북한 지역의 전반적인 피해상황에 대해서 기상상황에 대한 분석, 국제구호단체들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필요한 검토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브리핑에서 “북한의 수해상황과 지원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전제돼야 대북 수해 지원 여부를 정할 수 있고, 현재로서 북한의 수해상황에 대해서 그리 심각할만한 수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던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북한의 수해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어느정도 인지했다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이와 관련 북한은 연일 황해도 등 여러 지역의 피해상황을 소개하면서 복구활동 소식도 전하고 있다.


통일부가 북한 매체 보도를 종합해 파악한 북한의 누적 피해 규모는 ▲농경지 7만8천ha 침수 ▲수천세대 살림집 파괴 ▲150여개 채탄장 침수 및 수십만톤 석탄 유실 ▲수백개 공장, 기업소, 공공건물 파괴 ▲도로, 강하천 제방 파괴·침수 등이다.


조선중앙통신도 1일 전국적인 피해 상황을 종합해 보도했다. 피해 상황은 ▲수십명의 사망자와 부상자·행불자 발생 ▲전국 2천900여동 살림집 파괴(황해남도 2,200여동) ▲ 주민 8천여명 가설물 생활 등이다.


통일부가 집계한 현재까지의 북한 농경지 누적피해(7만8천ha 침수) 규모는 이미 지난해 수준(5만6천ha 침수)을 초과한 상태다. 다만 “주택피해(수천세대) 규모는 작년(2만1천여세대)보다 작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지난해 수해 규모는 ▲농경지 5만5천700여 정보 침수·매몰·유실 ▲주택파괴·침수 2만1천690여 세대 ▲공공건물·생산건물 880여 동 파괴·침수 ▲400여m 다리, 도로 170여 개소 파괴 ▲철길 노반 1만3천900m², 철길 6만5천980m 파괴 등의 수준이다.


북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해가 발생했던 2007년의 경우는 ▲농경지 33만여 정보 ▲주택파괴·침수 25만4천여 가구 ▲철도 100개소(7만8천여m), 도로 2,000여 개소(600km) 훼손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수해 지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정부가 최근 북한의 선(先)사과 입장을 고수하기보다 진정성 확인과 신뢰 회복으로 대북 접근을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해지원이 남북대화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난해 개최된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에 대한 북한의 답례 성격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카드가 고민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대비해 대상자 200여명을 소집해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더욱이 국제사회가 북한 수해지원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 결정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사(IFRC)는 북한의 수해복구 지원을 위해 58만달러(약6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보고서를 2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전에 대북 수해지원을 제안해 북한이 이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긍정적으로 호응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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