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은 일시적 ‘2인자’…대내외 위기관리 맡긴 셈”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했다면 와병 중으로 알려진 김정일이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에게 일시적으로 ‘제2인자’ 권력을 부여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9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장성택은 그동안 행정부장으로서 국가 기구들을 관리했었는데, 군(軍)까지는 장악하지 못했었다”며 “그러나 그가 조직지도부 1부부장으로 군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위치에 올라섰다면 김정일 다음으로 북한 내 ‘권력 2인자’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김정일은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믿을만한 사람을 보내 군을 확실히 장악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후계자를 지명해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로 가는 것은 이르기 때문에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장성택이 김정일이 장남인 정남을 후계자로 밀고 있다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서는 “장성택은 김정일 가계 내 아웃사이더(곁가지) 입장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대상”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인간적인 유대를 형성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권력이 김정일에게 있는 상황에서 누가 누굴 밀어주는 권력구도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도 “장성택은 확실히 과거(2004년 이전)보다 훨씬 더 권력을 가지게 된 것으로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부상을 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김정일로서는 적극적으로 보좌해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2인자를 지명할 필요성이 증대되는 상황”이라며 “만약 장성택의 조직지도부 1부부장 복귀가 사실이라면 김정일은 자신의 아들 중 한 명을 나중에 후계자로 내세우기까지 일시적으로 대내외 위기관리를 장성택에게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후계자를 지명 안 한 상태에서 장성택에게 권력을 실어줬다고 해도 원한다면 언제든 다시 뺏을 수도 있다”며 “지위가 강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차기 지도자나 후계자의 후견인으로까지 얘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정일을 이은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매제인 장성택이 부상하고 있다는 전망이 외국 정보기관 및 언론을 통해 잇달아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김정일의 건강이 3개월 전부터 심각한 상태에 빠져 장성택이 대신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관리들과 북한 전문가들을 말을 인용해 “비밀 경찰을 이끌고 있는 장성택이 북한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며 “김정일이 현재 의식은 있으며 걸을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8월 중순 급성 뇌졸중을 앓은 이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장성택이 현재 북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며 “김정일의 건강이 좋을 때도 다른 주요 인사들이 장성택을 찾아 정책을 논의하는 것이 목격된 만큼 김정일 사후에 북한을 통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실장은 “장성택은 매우 현명하고, 정력적이며, 아마도 카리스마도 있다는 게 내가 갖고 있는 인상”이라며 “그가 사람들을 숙청할 때 이들은 평양 밖으로 쫓겨날 뿐 아니라 죽기 때문에 다른 고위 관리보다 적이 더 적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튜어트 A 레이드 ‘포린폴리시’ 부편집장도 7일 인터넷판 칼럼을 통해 김정일 유고시 권력을 장악할 가장 유력한 인물로 장성택을 꼽았다.

그는 그러나 “누가 권력을 승계하든 새로운 정권이 어떤 체제로 운영되든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며 대미 적대정책을 통한 대외원조를 바라는 북한의 ‘전략’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보기관이 김정일이 뇌질환으로 쓰러진 직후 한국 정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3가지 북한권력 변동 시나리오’에서도 김정일이 건강이상으로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사망하게 될 경우 장성택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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