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현지지도 공장도 생산 중단”

종결 시점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북한의 ‘150일 전투’가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연일 공장 기업소와 협동농장 등 생산단위들의 노력경쟁 소식을 선전하고 있으나, 김정일이 현지지도에 나섰던 공장마저 생산이 중단되는 등 ‘용두사미(龍頭蛇尾)’로 전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갈수록 일감이 줄어 이제는 간부들마저 기가 꺾였다”며 “장군님(김정일)이 직접 현지지도했던 공장들도 생산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소식통은 “회령신발공장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 설비들을 들여와 2007년에 확장공사를 했는데 공장 준공식 날과 장군님의 현지지도 당일에 생산을 해 보았을 뿐 지금도 멈춰 있다”며 “중국에서 임가공을 위탁받을 목적으로 공장을 확장했지만, 전기가 오지 않으니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 회령에서 돌아가는 공장이라곤 군대에 보낼 담배를 생산하는 ‘회령곡산공장’과 군대와 돌격대에 보낼 간장, 된장을 생산하는 ‘기초식품공장’ 밖에 없다”며 “나머지 공장, 기업소들은 전기도 제대로 오지 않는데다 원료나 자재가 없어 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일은 지난 2월 24일 함경북도 회령시 현지지도에 나서 생모 김정숙의 유적지를 둘러보고 회령곡산공장과 회령신발공장, 회령화학공장 등에 대한 현지지도를 진행한 바 있다.

북한에서 70년대 ‘70일 전투’나 ‘100일 전투’, 80년대 ‘200일 전투’ 등은 일정기간 경제목표를 정하고 모든 주민들이 동원되는 ‘대중혁신운동’이었다. 하지만 이번 ‘150일 전투’의 경우 대부분 공장, 기업소들이 멎어있는데다 명백한 경제적 목표도 없어 사실상 ‘대중혁신운동’으로서의 동력이 처음부터 의심돼 왔다.

특히 중앙당에서부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실질적 대책’ 보다는 내외 과시용 ‘주민동원’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생필품을 비롯한 소비재 생산은 더욱 악화되었고, ‘150일 전투’의 주요 과제였던 건설 사업마저 성과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당위원회에서 ‘150일 전투’ 기본 과제로 계획했던 ‘회령 음식점거리 건설’ 역시 철근 공급이 이어지지 못해 기초공사 상태에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령 음식점 거리’는 중국관광객들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중국음식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지난 김정일의 회령시 현지지도 당시 결정된 사업으로 중앙당에서는 지난 4월 8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회령 시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 철근을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면서도 “철근까지 중국에서 사오게 되면 (음식점거리 건설 사업에) 국가적으로 투자한 돈이 모자라게 돼 시당에서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기업소가 가동이 안되자 노동자들에게는 ‘외화벌이를 하라’는 지시와 함께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시간이 주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외화벌이’라는 것이 약초들을 캐어 국가에 바치는 것 등이나, 계절상 지금은 약초를 캐는 시기가 아니라 이 마저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식통은 “다른 일감은 없고 그렇다고 ‘150일 전투기간’에 주민들을 놀릴 수는 없으니 ‘외화벌이’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강도 내부소식통이 전하는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혜산시에서는 ‘혜산신발공장’, ‘혜산기초식품공장’, ‘혜산편직공장’, ‘혜산화학공장’이 부분적으로 가동하고 있을 뿐 그 외의 공장, 기업소들은 모두 가동이 멈춘 상태다.

혜산신발공장은 군인용 신발 생산만 간신히 유지할 뿐 원자재 부족으로 일반 신발은 생산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혜산화학공장은 도시미화 사업의 일환으로 아파트 외벽 도색재 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목표량에 대비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혜산편직공장은 최근 중국 대방으로부터 원료를 받아 양말을 주문생산하고 있으나 내수용 생산품은 군인용 양말에 한정되고 있다. 혜산기초식품공장 역시 군인들과 돌격대들에 공급 할 된장, 간장만 생산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특히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생산을 중단하지 않았던 ‘혜산강철공장’이 지난 6월 초 생산을 중단했다”며 “강철생산이 중단되자 다른 건설 사업은 물론 혜산광산 복구 작업까지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이 ‘150일 전투’이지 일감이 있어야 일할게 아닌가?”며 “‘150일 전투’ 동안 밥 싸가지고 농촌지원을 다닌 기억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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