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정시도 ‘정착촌 철수’ 가 최대쟁점

▲ 이스라엘 총선 결과 ⓒ연합 그래픽

이스라엘 의회의 총 의석은 120석이다. 이번 총선 결과 카디마 당이 28석을 획득해 다수당에 올랐다. 노동당은 20석을 획득했으며 샤스당이 13석, 이스라엘 베이티누당이 12석, 리쿠드당이 11석을 차지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크네세트(Knesset)라 불린다. 이 명칭과 120명의 고정된 의회 의석 수는 기원전 예루살렘에서 소집된 유태인 대표기구 ‘크네세트 하게돌라’에서 비롯되었다. 이스라엘 의회의 특이한 점은 지역구가 없이 전국구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군소 정당이 난립하는데, 지난 총선의 경우에는 의석을 지닌 정당이 무려 16개 정당에 이르렀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정당만도 무려 30개에 이른다.

이러한 군소정당의 경우 자신들만의 독특한 정책을 내건 경우가 많다. 우선 극우 이스라엘 정당으로서 9석을 획득한 국민연합-민족종교당이 있다. 이번에 창당된 ‘연금생활자들의 정당(길(Gil)’은 선거전에서부터 신예의 기염을 토하며 7석이나 차지하는 대선전을 거두었다. 이들의 주된 정책은 ‘노인 권익 증대’이며 ‘노인에 대한 존경을 되찾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노인들의 이색적이고 열정에 가득 찬 선거 캠페인은 노년 층은 물론 젊은 층까지 성공적으로 공략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의회, 이색적 군소정당 난립

이스라엘 건국 이후 꾸준히 입국하고 있는 세계 각지의 유대인들이 그룹을 형성해, 이주 유대인들의 권익을 위한 정당을 건설하기도 했다. 특히 토라 유대주의 연합은 공산권 국가들인 동독, 폴란드, 러시아계 유대인들의 연합당으로서 이번에 6석을 획득했다. 한편 아랍계 정당 연합도 주목할 만 하다. 이스라엘 내에는 아랍계 인구가 약 20%를 차지, 참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중엔 주요 기성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아랍계 반시오니즘 정당들을 지지하는 비율도 높아 매번 선거 때마다 9~10석의 의석이 유지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이색적 정당들이 난립하는데 ‘사회에 저항하는 용사들의 연합’을 표방하며 장애인, 노숙자, 편부모 가정의 권리를 대변하는 정당도 있으며,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독특한 정당도 있다.

이렇게 일정 의석을 지닌 군소정당들의 존재로 인해 이스라엘 정국은 종종 수 개의 정당들이 연합한 연정 내각을 구성하고는 했다. 이번 총선도 비록 카디마당이 승리하긴 했으나,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함으로써 연정 구성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샤론 정부에서는 양대 다수당인 리쿠드당과 노동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했었다. 정당의 지지 기반과 정책 노선이 확연히 구분되는 리쿠드당과 노동당의 연정이 가능했던 요인은 역시 팔레스타인 변수 때문이다. 노동당은 리쿠드당의 전반적인 정책과 차별성을 띄지만 정착촌 철수 문제에 있어서는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샤론은 지난 2001년~2003년 연정을 이뤘다가 붕괴된 노동당과의 연정을 다시 복원함으로써 지난 해 8월 정착촌 철수를 밀어부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30년 전통 정당 리쿠드당이 반쪽나는 사태로 치달아 결국 카디마 신당이 탄생하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말이다.

카디마당-노동당 연정 통해 ‘정착촌 철수’ 추진될 듯

이번에도 노동당은 최소임금 인상과 사회복지기금의 증가를 골자로 한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을 내세우며 자유주의 시장경제 정책의 강화를 내세운 카디마당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노동당은 이를 통해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묶음으로써 어느 정도 체면 치레를 할 수는 있었지만, 카디마당과 또 한번 손을 잡게 될 가능성도 높다. 그 유인은 역시 정착촌 철수 문제다.

샤론을 이어 카디마당을 이끌고 있는 에후드 올메르트는 작년 8월 정착촌 철수에 이어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정착촌까지 추가 철수한다는 일관된 계획을 견지하고 있다. 나아가 카디마당은 2010년까지 팔레스타인과의 국경을 확정한다는 구상도 세워놓고 있다. 이 국경 구획은 팔레스타인과의 경계선에 높은 장벽을 둘러친다는 계획이다. 결국 카디마당은 팔레스타인에 줄 것은 주되 그와 같은 물리적 장벽을 통해서라도 확고하게 자구적 안전을 담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물론 이는 일방적인 결정으로서 팔레스타인에서 새 집권 세력이 된 하마스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추가 정착촌 철수를 중심으로 본다면 현재 이 정책을 중심으로 연대 가능한 정당으로는 카디마당(28석)과 노동당(20석)을 위시해 샤스당(13석), 토라 유대주의 연합(6석)이 꼽히며, 더불어 ‘노인당’인 ‘연금생활자들의 정당’(7석)도 흥겨운(!)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연정을 위한 물밑 접촉이 활발한 가운데 그 결과를 지켜 볼 일이다.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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