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이틀째 ‘개별상봉’ 시작…6시간 만남 예정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이 이틀째인 24일 오전 9시 ‘개별상봉’을 시작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60여년 만에 만난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이날 금강산에서 오전 비공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이산가족면회소에서의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 만난다.

북측 가족들은 ‘개별상봉’에서 남측 가족들에게 줄 선물로 1차 상봉 때와 같은 평양술, 백두산들쭉술, 자수 상 덮개 보자기 등을 준비했다. 남측 가족들 역시 북측 가족들에게 의류와 의약품, 생필품, 초코파이 등을 준비했다.

북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중 최고령자인 김휘영(88) 씨의 남측 가족은 오리털 점퍼와 내복, 초코파이 등과 참치 캔, 스팸 등 가방 3개 분량의 선물을 준비했다. 북측 상봉자 홍석순(80) 씨를 만나는 남측 가족들 역시 초코파이 등 다양한 과자와 초콜릿 생필품과 의약품, 오리털 점퍼 등 가방 3개를 준비했다.

홍 씨의 여동생 명자(67) 씨는 “어떤 선물이 좋을까 며칠 생각을 하다가 북이 춥다고 해서 오리털 파카 같은 옷을 준비했다”면서 “더 좋은 선물을 하고 싶었는데 모피나 가죽은 (선물하면) 안 된다고 해서 오리털 옷으로 샀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중절모에 양복을 입은 북측 할아버지, 얇은 한복만 입은 할머니들이 미동도 않고 대화도 없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 북측 보위원들의 통제가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다. 북측 가족들 대부분은 선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붉은색 또는 푸른색 계열의 쇼핑백을 한손에 들고 있었고,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오기도 했다.

2차 상봉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짧았던 2박 3일간의 상봉을 마감하고 오후 1시께 금강산을 출발, 집결지였던 강원도 속초로 귀환하면서 또 다시 이산의 아픔을 맞게 된다. 이로써 3년 4개월여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은 1, 2차 상봉 행사를 끝으로 마감하게 된다.

앞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하던 취재기자가 23일 북측의 과도한 통관검사로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 금강산에 입경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통관 과정에서 북측 세관원은 공동취재단의 노트북을 열어 부팅해 검색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한 일간지 기자의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북한인권법’ 파일을 문제 삼아 입경을 거부했다. 또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신고하지 않은 외장 하드를 소지했다는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남북 양측은 오후 9시를 넘긴 시점까지 협의를 계속하다 북측이 입경을 허용하면서 이 기자는 오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행낭 운반 차량에 탑승해 금강산으로 들어갔다.

우리 측 행사 관계자는 “북측에 이번 행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북측 고위층의 합의로 3년 4개월 만에 하는데 기자의 방북이 취소되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득했다”며 “북측도 이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북측 세관원들은 남측 기자들의 노트북을 강제로 검색해 일부 기자들이 이에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