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헌법 초안, 민주주의 발전 초석 되나?

이달 1일(현지시간) 이라크 의원들이 헌법 초안 마련을 위해 의회에 집결했다

이라크의 헌법 초안이 통과되었다. 지난 15일 투표에 부쳐 졌던 헌법 초안은 찬성 78.6% 과 반대 21.4%로 예상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국민 투표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애초 부결 조건은 3개 주에서 3분의 2 이상의 반대가 나올 경우 이라크 전역(총 18개 주)의 찬성율이 과반수를 넘더라도 부결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수니파 거점 지역인 4개주에서 3개주 이상의 이탈 가능성이 높은 조건에서 그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다. 만일 그와 같은 사태로 부결된다면 이라크 정국은 급속한 회오리로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수니파 거점 지역인 안바르주에서 96%, 살라후딘주에서 81%로 이 두 개 주만 3분의 2이상이 반대하였고, 그 외 니네베주 55% 등 모든 곳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기록한 것이다.

수니파는 이라크 헌법성안위원회가 제출하고 제헌의회가 승인한 헌법 초안에 대해 보이콧함으로써 시아파와 쿠르드족 등 종파 간 대타협을 거부하였던 것이다.

원래 3개 주에서 3분의 2이상의 반대가 나올시 부결한다는 조항은 3개주에 걸쳐 집중 분포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캐스팅 보트를 확실히 보장하기 위한 안전 장치였다.

이라크 내 최대 정파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헌법 초안에 무난히 합의했지만, 수니파가 이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었다. 결국 이번 투표에서 수니파 거점 지역의 향배가 이라크의 정치 행로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되었던 것이다.

수니파가 헌법초안을 거부한 이유는 핵심적으로 이라크를 연방국가화 한다는 부분이었다. 이라크가 연방국가가 될 경우 시아파 집중 거주지역인 남부와 쿠르드 거점 지역인 북부는 풍부한 석유 자원의 혜택으로 풍요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사막뿐인 중부에 모여 사는 수니파로서는 치명적인 불공평 상태에 놓이게 된다. 후세인 정권 시절 독점적 혜택을 잃으면서 가뜩이나 박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그와 같은 구조를 수니파가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수니파의 이러한 반감은 국민 투표 결과 발표에도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무장 세력의 테러가 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국가를 지향하는 헌법 초안은 이라크 정국에 계속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헌법 초안이 통과됨으로써 이라크 정치 일정은 당장 순항하게 되었다. 정해진 일정에 따르면 이라크는 12월 15일 이내에 향후 공식 정부의 새로운 의회를 구성하게 될 총선을 치른다. 의회 구성 이후 연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루고, 해가 바뀌기 전에 이라크의 공식 정부 체계 성립을 모두 마무리 할 예정이다.

새 헌법의 성립으로 이라크는 새로운 민주 정부 수립의 중대 초석을 놓게 되었다.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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