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가격이 1300원대 고공행진 중이지만 중·상층 주민들의 식량구매는 예년 수준과 다름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와 연평도 도발 등에 따라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단될 것이란 소문 등이 퍼지면서 당 간부들이나 부유층이 ‘식량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내부소식통의 전언이다.
회령 소식통은 29일 “회령장마당에서 현재 쌀(백미)값은 13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예년보다 턱없이 비싼 가격이지만 돈 있는 사람들은 내년 한 해 동안 먹을 식량을 사들이느라 분주하다”고 전했다.
북한의 식량가격은 11.23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급등해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화폐개혁 이후 중국 위안화 환율상승에 따른 결과다.
소식통은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쌀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은 지금의 가격세로 보아 내년에도 쌀값이 오르면 올랐지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드나드는 사사여행자들이나 은밀히(대북방송) 내·외부소식을 듣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내년에 식량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말들이 뒤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내에는 탈북자들과의 전화통화, 중국 여행객, 무역업자, 밀수꾼 등을 통해 내·외부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소식통은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봐도 올해처럼 정세가 긴장하면 외부적으로 식량지원도 없다는 것을 이제는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장사로 살아가는 사람들뿐 아니라 국가배급을 위주로 살아가는 보위부나 보안서 가족들도 요즘은 모아두었던 돈을 털어 식량을 사들이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국가가 배급을 못준다 해도 걱정이 없게끔 예비식량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1.30 화폐개혁 당시에도 장사를 위해 물건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피해를 크게 입지 않았다. 때문에 돈 있는 사람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식량 보유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내·외부 정세에 조금이라도 밝은 사람들은 올해 남조선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정세가 더 긴장되고 그렇게 되면 외부로부터 식량지원도 끊길 것이라고 미리 점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외화 환율의 상승을 불러오기 마련이고, 환율에 따라 변하는 장마당들의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할 조짐이므로 (국가의 제한조치만 없다면)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해 식량도 여유 있게 사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