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홍열 확산…양강 함북 격리상태”

▲ 창바이(長白)에서 바라본 혜산시

‘성홍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북한이 북부내륙지역에 대한 열차운행을 완전히 중단시키고 학교를 폐쇄하는 등 전염병 확산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이 13일 전했다.

탈북자 김모씨는 “무산군에 살고 있는 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 전염병이 돌면서 중단된 기차운행이 풀리지 않고 있고, 또 요즘 인민반별로 통행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홍열은 목의 통증과 함께 고열에 전신 발진이 생기며 늦가을에서 봄 사이 많이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성홍열은 남한에서는 3종 전염병에 불과해 치료하면 쉽게 낫는 병이지만, 북한에서는 항생제가 부족해 속수무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발생한 성홍열은 양강도 혜산, 보천보, 백암 등 북부 국경일대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해 점차 내륙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자강도와 평안북도 일대로 남하 중이다.

탈북자 이모씨도 가족과의 전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북부지방으로 들어오는 모든 열차는 길주까지 들어왔다가 다시 돌아가고, 평양-만포-혜산행 열차는 자강도 만포까지 들어왔다가 다시 돌아간다”고 전했다. 이들의 증언을 분석하면 함경북도와 양강도 일대가 열차 중단으로 타 지역과 격리된 상태로 보인다.

◆ 백암, 혜산, 보천군 소·중학교 ‘겨울방학’

성홍열 방지를 위해 당국이 취한 열차운행 중단은 과거 전염병확산 때와 확실히 구별되는 것이다.

북한에서 80~90년대를 전후하여 ‘파라티푸스’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이 돌 당시 어린이와 학생을 제외한 성인에 한에 ‘위생검역증’을 발급해 통행을 허가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열차운행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또 양강도 백암군과 보천군을 비롯한 북부 일대 소학교와 중학교들은 성홍열 때문에 휴교령을 계속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 출신 탈북자 강모씨는 “지난 11월 ‘성홍열’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학교 문을 닫았다”며 “12월 초까지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지시했다가 다시 12월 중순까지 연장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소학교와 중학교 겨울방학은 1월부터 2월초까지 약 한 달간이다. 이번 장기 휴학이 1월 방학을 대신할지에 대해서는 학교당국에서 밝힌 바 없다고 강 씨는 전했다.

강 씨는 “학교에서 나오라고 할 때까지 학생들을 격리시켜야 한다”면서 “전염병이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전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성홍열’ 예방 대책으로 여전히 ‘물을 끓여 마시라’는 훈계만 할뿐, 병원에서도 약과 의료시설이 부족해 환자들이 늘어나도 방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