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돌밭에서 농사지으라고?…농장원들 분통”

북한 당국이 최근 ‘분조단위 축소와 생산물 7:3 분배’ 등 농장운영 개선 지침을 시범 실시할 지역을 지정했지만 이곳의 토질 및 지형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해 해당 농장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혜산 일부 지역이 농장운영 개선지침을 시범 실시할 곳으로 지정됐고 이곳에 농장원들이 투입됐다”면서 “하지만 지정된 시범지역이 산비탈이나 돌이 많은 곳이어서 농사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기존 농장에는 연일 군대와 돌격대 등이 동원돼 개간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뜨락또르(트랙터)나 농기계가 들어가지도 못하는 산비탈이나 돌밭이 시범농장으로 지정돼 농장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상황이 이런데도 위(당국)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의 ‘마식령 속도’ 등을 도입해 실시하면 안 될 것이 없다며 한 해 계획을 채울 것만 강요하고 있다”면서 “농장원들 사이에서 계획된 소출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협동농장 작업분조 단위를 축소(10~25명→4~6명)하고 생산물의 7을 농장원에게 분배한다는 농장관리 개선 조치를 내놨다. 이는 지난해 일부 지역서 시범 실시된 바 있는 ‘6·28 경제관리개선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범계획이 알려질 당시만 해도 농장원들은 열심히 일하면 자신의 몫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현재는 포기한 상황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당초 농장원들은 협동 농장에서 생산물을 현물로 분배하는 정책을 환영하면서 열심히 일하려고 했으나 지금은 예전의 무기력한 상황으로 돌아갔다”면서 “이제는 이런 협동농장에 대한 기대감을 접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토지 일부를 비(非) 농장원에게 대여하려던 방침 시행도 늦어지면서 당국의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도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당국은) 농장원이 아닌 개인들에게 토지를 임대해준다는 이야기를 해놓고 이제 와선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한다”면서 “일부 간부들은 ‘내년에는 꼭 시행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 말을 믿는 주민들은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국가 협동농장과 분조 축소, 개인 소토지 배분 등이 섞여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작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하는 농업개혁이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당국이 길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뭐든지 믿음이 안 간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전했다.


농업 개혁은 ‘6·28방침’의 핵심 사안으로 기존 협동농장 체계에서는 노동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인식하에 계획됐다. 이러한 정책이 제대로 실시되면 개인의 노동생산성이 높아져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한 고위 탈북자는 “김정은이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전향적으로 경제개혁을 추구하겠다는 대범한 결정을 하지 않는 이상 전면시행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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