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화폐개혁 실패를 책임지고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지난 1월 당국에 전격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장은 당 재정부장 직함으로 1월 9일까지만 활동 사실이 확인됐고 이후에는 행적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북한 노동당 자금 운용을 전담하는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맡아왔다.
박 부장은 지난해 화폐개혁을 통해 국가재정을 확보하고 인민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문서를 김정일에게 올려 재가를 받았으나 물가 및 환율 폭등으로 주민 생활이 피폐해지고 민심이 갈수록 악화되자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박 부장 해임설이 나오자 북한 권력 내부에서 화폐개혁 실패를 놓고 내부 권력 투쟁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파장을 예의주시해왔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박 부장은 지난 1월 말 평양에서 열린 화폐개혁 보고대회 마지막 3일 차에 ‘만고역적’으로 공개 비판을 받았고 즉각현장에서 체포됐다. 일부에서는 박 부장이 처형됐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정보소식통을 두고 있는 한 탈북자는 “박남기 부장이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후 1월 말에 ‘화폐교환 조치로 공화국을 어지럽게 하고 주민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처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화폐개혁 이후 북한 내부 민심은 갈수록 악화되고 특히 시장에서 장사를 해왔던 중산층이 큰 타격을 받았다.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으로 인민생활에 난관을 조성했다고 사과한 뒤로 사회적 혼란 양상은 수그러들고 있지만 시장 교란과 주민 식량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최근 “살아갈 희망이 없다” “이젠 아무 곳도 믿을 데가 없다” “이렇게 힘들어 살아 뭐하냐”는 말을 주로 한다고 한다.
박 부장의 실각 이후 북한 경제부문에는 대남경협이나 대중무역을 관할해왔던 무역 관계 일꾼들이 집중 배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등을 통해 외자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