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도 南 수해지원에 ‘자존심’ 세울까?

정부가 올해 북한지역에 발생한 수해 피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정부가 지원을 제의할 경우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도 관심사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폭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20일 18시부터 22일 18시 사이 전국에서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밝힌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실종자를 포함해 총 23명으로 늘어났다.


북한의 구체적인 수해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북한 매체 보도나 북한에 주재하고 국제기구의 전언 등이 전부다. 2011년 북한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수해 사진을 송고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노려 사진을 조작하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지적됐다.


2011년 태풍 ‘곤파스’와 2012년의 태풍 메아리 등으로 비 피해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추정됐다. 아직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하지 않았지만 중부지방의 장마가 계속돼 북한의 비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해마다 북한은 민둥산 등 자연훼손 정도가 심각해 적은 비에도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북한의 수해 피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면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부가 개선된 남북관계 상황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북한이 이를 받아드리면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도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대북 수해지원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의 비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해피해 상황에 따라 수해지원 제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 규모도 주목된다. 2010년도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와는 별개로 쌀 5천t을 포함 100억 상당의 구호물자를 지원했다. 지원 중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일부 물자는 전달이 중단됐다. 2011년에 북한은 ‘식량, 시멘트, 복구 장비 등을 통 크게 지원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도용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 50억 원 상당의 생필품 및 의약품 등의 지원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끝내 받아드리지 않았다.


작년에도 우리 정부가 대북 수해지원으로 ‘밀가루 1만t과 라면 300만 개, 의약품’ 등을 제의하자 북한은 “보잘 것 없는 얼마간의 물자를 내들고, 우리를 또다시 심히 모독했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올해는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와 관련 대화 테이블에 나오고 있는 만큼 북한이 규모나 품목을 핑계로 정부의 수해지원 제의를 거부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를 조건으로 쌀 등의 대규모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