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12군단, 주민들 사이에서 ‘거지군대’로 불려

북중국경지대인 북한 함경북도 남양 일대에서 이동 중인 북한 군인 모습.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양강도 혜산에 주둔하고 있는 12군단이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거지군대’, ‘마흐노(1910년대 무정부주의를 주장하며 러시아 지역에 출몰한 강도부대 지휘관)부대’로 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경제난에 국가로부터 식량이나 부식물, 피복 등 물자 공급 받지 못해 행색이 초라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도적질까지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혜산 지역 주민들은 12군단 군인들이 나타나면 몸을 사리고 피한다”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국가의 군대 물자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12군단 군인들의 상황은 거지가 따로 없을 정도로 한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도적질과 강도질을 하거나 사기를 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항의하면 오히려 제 편에서 주먹을 휘두르기도 한다”며 “이에 주민들은 이들을 보고 ‘거지군대’, ‘마흐노부대’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12군단 일부 군인이 발싸개 없이 양말만 신고 중국산 구두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절도나 강간 등 온갖 나쁜 짓에 연루되는 일도 있었다. 다만 결국 이들의 이 같은 행동은 모두 열악한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빼앗거나 도적질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12군단 군인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이로 인해 결핵환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수지역 사슴목장에 임시 결핵요양소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 중 군관이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군관들의 상태가 이 정도면 일반 병사들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소식통은 “생활이 어려워 탈영하는 군인들도 많다”며 “6개월 정도를 밖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오면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 생활제대(군 생활을 잘못해 받는 처벌)로 쫓겨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는 것보다 낫다’며 그 길을 택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같은 지역임에도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군대도 있다고 한다. 실제 양강도 국경경비대의 경우에는 밀수를 통해 상당한 양의 자금을 가지고 있어 깨끗한 옷을 입고, 먹기도 잘 먹어 영양상태도 좋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 최근 북한에서는 부모들이 국경경비대를 비롯해 호위국, 해안경비대, 해군 등 생활 여건이 좋은 군대로 자식을 보내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뇌물을 쓰고 있으며, 이것이 점차 보편화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재 12군단 군인들을 보는 주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지만 입대한 자식을 두고 있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들이 처한 상황에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앞서 본보는 양강도 혜산에 주둔하고 있는 12군단 군인들에게 겨울 피복이 공급되지 않았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일부 군부대가 월동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소식통은 방한용품이 새로 공급된 국경경비대와 달리 12군단 군인들은 지난해에 입은 옷을 손질해 입고 있는 처지라면서, 이를 본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거지가 따로 없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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