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같은 나라 평화적 체제변환 사례 없어”

▲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남대학교 극동연구소 주최로 2007남북정상회담 기념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데일리NK

“북한을 도와주면 북한이 체제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북한과 같은 체제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체제를 변화했던 예는 아직 없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 같이 지적하며, 남북관계가 낙관적 분위기이지만 몇 가지 바로잡아야할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낙관적인 전망도 많이 있지만, 그 이전에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있다”며 그 중 하나로 “북핵으로 인해 생존 문제가 가장 크게 부상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10년간 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북정책이 일관적일 것이라는 것 역시 오해”라며 “얼마 전부터 미국의 대북정책은 전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 미국 대북정책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는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이르다”고 했다.

이에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어느 누구도 미국의 대북정책이 일관되다고 예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앞으로 계속 봉쇄정책을 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바뀐다면 통일된 한반도가 미국의 국익과 무엇이 부합될 것인지를 고려하며 바뀔 것이다”며 반박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대립적 균형체제를 유지시켜 득실을 계산해온 주변 열강들에게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이 열강들의 지역적 이익 공유의 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는 한반도 군비통제 체제와 병행돼야 한다”면서 “남북한간 설치돼야 할 군비통제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은 동북아 지역수준의 군비통제와 연동돼야 한반도 평화가 지역평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남북정상회담이 6자회담을 표면적으로는 지지하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정상간 합의가 실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지는 북한 핵문제 해결의 진전과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1차 북핵위기 때 미국측 협상대표였던 갈루치 전 차관보는 “북한이 40kg 이상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이 그 절반만 신고할 경우 대략 4~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남게 되는데 이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핵신고 과정의 난항을 예상했다.

북한-시리아간 핵협력 의혹설에 대해서도 그는 “북한이 이란과 파키스탄에 탄도미사일 장비와 기술을 이전한 오랜 역사와 더불어 북한의 2∙13 합의 이행 여부에 중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