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가능성 적은 ‘무수단’은 최적의 도발카드”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시험 발사한 적이 없는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무수단’ 탄도미사일 2기와 발사대, 연료탱크 등을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직경 1.5~2m, 높이는 12~18.9m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는 무수단 미사일은 핵탄두를 싣고 3000~4000km 떨어진 미국령인 괌까지 공격 가능하다.


북한이 무수단을 발사하려는 의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3차 핵실험을 성공한 북한이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을 위협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도발 카드가 중거리 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서해에서 제2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이나 국지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 군의 강력한 보복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미의 군사적 응징 가능성이 낮은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택할 것이란 지적이다. 


북한은 한미의 보복 우려를 덜고 무수단 발사를 통해 핵탄두를 장착해 괌까지 공격이 가능한 탄도 미사일 발사 능력을 보임으로써 군사력 과시와 한미 압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미국의 주요 군사기지가 있는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아무 때나 할 수 없으며 핵실험을 하고 나서 핵무력·경제 병진 노선을 밝힌 북한의 입장에서 무수단은 최적의 도발카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실제로 위기를 고조시키려면 북방한계선에서의 해상전이나 국지전을 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은 군사적으로 반격을 당할 수 있는 조건을 김정은이 알기 때문에 위기를 고조시키고 반격을 당하지 않는 무수단 도발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북한 군부 엘리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이 같은 무수단 도발 카드를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군부 엘리트들의 충성경쟁으로 인해 김정은이 강경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반도의 긴장이 고도되면 될수록 군부의 역할과 영향력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북한의 대외 위협 행태를 보면, 군부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고, 김정은이 이들의 의견에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