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남 인민들의 통일 열망을 뜨겁게 불태웠던 1972년 7.4 공동성명을 발표된 지 어느덧 43년이 흘렀습니다.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된 이 공동성명은 분단 반세기만에 나온 최초의 북남합의 문서였습니다.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과 북남 간에 비방 중상 및 무장도발 금지, 군사적 충돌 방지 대책 마련, 다방면적인 교류, 적십자회담 개최,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 개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7.4공동성명은 발표에 그쳤고 조국통일 3대원칙을 비롯해 합의된 사항들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급박하게 내놓은 작품이었기에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1972년 2월 미국과 중국은 대사급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바빠 맞은 김일성과 박정희는 서로가 실체를 인정하고 이전의 대외의존적인 것들로부터 탈피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배겨낼 수가 없었습니다.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북남 당국 간 신뢰가 확고히 쌓여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서로 다른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니 약속은 당연히 지켜질 리 만무했습니다.
성명에 밝혀진 문안에 대해서 저들에게 유리한대로 각자 해석하느라 바빴고 서로 비난만 이어갔습니다. 북한은 7.4공동성명에 따라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압박하면서도 민족해방을 위한 전쟁도 평화를 위한 거라는 황당한 주장만 펼쳤습니다. 민족대단결을 놓고도 민주주의와 인권존중의 기초 우에서 민족화합을 이루자는 남한 당국에게 남한 내 친북단체 합법화가 먼저라고 우겨댔습니다. 7.4공동성명이 나온 지 43년이 흐른 오늘 날 북남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민주주의가 너무 넘쳐나는 남한에서는 김정은 만세를 부르며 북한이 살기 좋은 지상낙원이라고 헛소리를 줴쳐대던 신은미라는 여성은 감방에 가기는커녕 미국, 일본 안 가는 곳 없이 돌아다니다 지금은 평양에 가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인민들은 남한드라마, 영화를 보거나 방송, 노래만 들어도 정치범수용소에 가야하는 참혹한 현실,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북남 간 성명이요, 합의요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북한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지금처럼 김정은에 이르는 3대째 독재사회가 아니라 참다운 민주주의가 실현돼 인민들이 마음껏 보고 듣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겁니다. 북남 간에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회담이 이뤄질 것이고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잘 지켜질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이 그토록 바라는 개혁 개방은 물론 빠른 시일 내에 경제발전을 이루고 인민들의 생활도 안정될 것입니다. 이것이 7.4공동성명 발표를 맞는 오늘 북남 인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