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청진 열차 지붕까지 올라타 인산인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기간 주민들이 열차 지붕까지 올라타던 진풍경이 최근 다시 연출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7일 알려왔다.


함경북도 무산군 소식통은 전화통화에서 “아무리 못해도 주 2회를 다니던 열차(전기열차)가 전기 사정으로 2월 들어서는 1회로 줄었다”며 “열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도 열차 지붕위도 마다하지 않고 기어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열차 운행 횟수 감소는 전력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철도관계자들도 전력부족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 부족 현상은 평양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평양 주재 외교공관 관계자는 최근 “전력 사정이 이렇게 열악해진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북한 철도 노선 가운데 평양-무산 구간은 2000년대 초반부터 그동안 주 2, 3회(고난의 행군 이전에는 1일 1회) 운행해왔다. 이 열차가 주 1, 2회로 운행 횟수를 줄인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붕에 올라탄 사람들이 워낙 결사적으로 매달려 있어 붙잡아 내릴 수도 없는 지경”이라며 “90년대를 방불케 하는 현상에 철도성도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위험이 높지만 야간에 운행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철도성에서 이런 무질서한 참상은 보기 흉하고 망신이니 낮에는 운행하지 말고 야간에 운행하라는 청진 철도국의 지시 전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지시가 없어도 전력난 때문에 이 구간 열차는 대개 야간에 운영된다. 전력 소비가 많은 주간에는 전압이 약해져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무산에서 청진으로 향하는 승객들 대부분은 청진시로 장사를 나가는 상인들이다. 이들은 마른 돌버섯과 느타리 버섯, 잣, 약초 등을 배낭에 담아가 청진에서 쌀과 콩기름 등 부식물로 교환해서 가져온다. 


철도 지붕에 올라 열차가 인산인해를 이루는 현상은 전력난 외에도 국경지역에 대한 집중 단속으로 다른 교통수단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이런 사태를 보는 북한 주민들을 15년 전(고난의 행군 시절)의 악몽을 상기해 ‘또 그 때가 오는 게 아니냐’고 혀를 차고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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