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초기부터 수림화·원림화를 강조하며 산림복구를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 일부 지역에서 통나무가 중국에 헐값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밀수가 아닌 세관을 통해 정식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산림녹화를 강조하면서 통나무 수출 등을 주도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으로 통나무는 변함없이, 꾸준히 넘어가고 있다”면서 “광석 등 물자들은 중국 해관(세관)에서 통관을 시키지 않은 경우가 있지만 나무만은 한 번도 장해를 받지 않고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은 2016년부터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제한(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하고 있으나 통나무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앞서 본지는 지난해 6월 양강도 백암군, 운흥군, 보천군 등지에서 대규모 벌목이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한쪽에선 나무 중국에 팔고 한쪽에선 산림화 강조)
소식통은 “주민들은 말로만 산림녹화를 떠들고 자기들의 돈벌이를 위해서는 나라의 자원을 헐값으로 넘긴다고 불만이 많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현지에서는 이깔나무(낙엽송) 1㎥에 약 15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를 무역 기관이 구입해 중국에는 30달러 선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15달러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한국임업진흥원이 제공하는 원목 시장 및 산지 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장 낮은 등급인 ‘원주재’급 낙엽송은 1㎥당 평균 150,000원 선(약 150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우리와 약 10배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북한에서 통나무 수출 관련 일을 했던 한 탈북자도 “통나무 1㎥당 15달러는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라면서 “2000년대 초반 북한에서 일할 때 보통 벌목장에서 기업소로 나무를 넘기는 가격이 15달러였고, 무역 기관에서 수출할 때는 30달러 정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 당국은 통나무 수출에 대한 와크(무역허가증)를 차단하고 나무를 수입해 산림 자원을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나무를 팔고 있다”며 “현재 산림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 와크를 발행해주던 악습을 바꾸지 않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당, 정, 군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산림복구 및 국토환경 보호 부문 일꾼 회의’를 개최하고 산림화 정책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각지 모체 양묘장들에서 나무모 생산의 과학화, 공업화, 집약화 수준을 더욱 높일 데 대한 문제, 산림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고 산림 조성과 보호 관리 사업에 계속 힘을 넣을 데 대한 문제 등이 강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