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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대 북한 정책이 궁극적으로 북한을 ‘동북4성’으로 만들려는 것이냐, 중국과 북한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냐에 대한 학계 토론회가 잇따르고 있다.
평화재단 주최로 20일 열린 ‘최근 조∙중관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경제정책에 대해 ‘동반성장론’과 ‘동북 4성론’으로 나뉘어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흥규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최근 중국의 대북 경제 포용정책이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대북 영향력 확대전략이라는 ‘동북 제4성론’자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대북투자 확대와 경제적 접촉 강화는 지역의 안정과 북한체제의 변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 긴장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중간 정치 ∙ 군사적 유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의 군사적 능력과 국내 경제 ∙ 사회적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이 미국에 맞서 북한과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고 북핵을 옹호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은 한국과 갈등을 전제한 정치 ∙ 군사적 대북 협력강화가 국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라면서 “한반도내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실리적인 대남-대북 등거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차원보다는 자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외교정책을 북한에 적용할 것이며, 특히 미국과의 갈등이나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보다 명확히 실리를 추구하는 정책을 채택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북한도 이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필요에 의해 중국과 경제적 접촉을 강화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대북한 경제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은 개방정책을 추진하더라도 한국 및 중국간 균형개방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며, 현재도 지리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북한의) 남부 지역에 중국은 (북한의) 북부 지역에 투자하도록 하는 균형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중국의 북핵문제와 관련한 대한반도 정책의 3대원칙은 비핵화, 안정과 평화 및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며, 여기에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가장 핵심적인 원칙은 ‘안정과 평화’라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
북한 중화경제권에 점령당해
한편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중국의 대북정책의 핵심은 동북 4성론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자본 대북투자 급증의 함의와 전망 : 동반성장론과 동북4성론’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북한이 중화경제권에 점령당하는 현실은 한국입장에서 매우 우려할 만 하다”며 “위폐문제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압박이 가속되고 있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대북 진출을 순수 경제적 관점에서 보는 동반성장론과 정치적 관점에 비중을 두는 동북 4성론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분 |
동반성장론 |
동북4성론 |
결과 |
동북3성 개발 |
상호시너지 효과 |
북한 편입과 경제식민지 |
북한 발전 혹은 종속 |
동북아경제공동체 |
북한의 발전 없이 불가능 |
중화경제권 형성전략 |
북한, 중국 영향권에 포함 |
동북공정 |
국토의 균형발전전략 |
역사왜곡의 경제버전 |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대 |
동북아정세와 북한 |
북한의 전략적 병풍가치 인정 |
포스트김정일 이후 대비 |
북한의 지형적 위치 중요 |
남성욱 교수는 “동북 4성론은 고구려 역사왜곡에 이은 경제적 차원의 동북공정 사업”이라면서 “국제정치적 전략 하에서 이루어지는 음모론의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로 “첫째 중국 정부의 일관된 계획과 방침하에 이루어진다는 점, 둘째 북한시장 선점전략으로 경제적 수단이 정치적 전략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 셋째는 동북공정의 경제적 버전(version) 마지막으로 북한체제의 붕괴로 인한 동북지역의 불안정 요인과 미국 영향력 증대를 미연에 차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