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들끓는데 ‘울바자 없애라’ 지시 ‘허걱’

북한 양강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시미화 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실속 없이 일손만 들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6일 알려왔다. 


현재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도시미화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강도에서는 ‘울바자 낮추기’ ‘용마루 세우기’ ‘외벽 회칠’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내년 강성대국을 준비하기 위해 최근 도당 도시경영과에서 ‘개인집들의 2m이상 울바자(대, 싸리 등을 엮어서 만든 울타리. 요즘은 대나 싸리 대신에 판자를 사용)는 모두 허물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이제 도둑들이 살판 나게 됐다”라고 전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울바자는 채 1m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된 경제난으로 도둑들이 늘면서 점차 울바자도 높아졌는데 지금은 2m를 훌쩍 넘는다는 것이 소식통과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도둑질이 성행해 돈을 들여 울바자를 세웠는데 허물라고 하니 난감하다”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당의 지시에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울바자를 외벽삼아 임시 창고까지 만들었던 사람들은 창고가 헛수고가 됐다”면서 “장마당에 나가야 할 시간에 창고나 울바자를 뜯고 있으니 한심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단층집 지붕에는 용마루를 세워 미(美)를 살리라는 지시도 약 한 달 전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강도에서 벌이고 있는 도시 미화 사업 용마루(上)와 울바자(下)./사진=새터민들의쉼터
소식통은 “한 달 전에는 단층집지붕에 옛날 풍습대로 용마루를 세워 미를 살리라는 지시가 내려져 사람들이 산에서 진흙을 파 가지고 만들었는데, 장마철에 다 흘러내렸다”면서 “사람들은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용마루를 세워 무얼 하느냐’면서도 세웠는데 결국 무너져 또 짓게 됐다”며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당 조직지도부 양강도 담당 책임지도원(47)을 하던 사람이 양강도당 조직비서로(2009년 여름) 부임하면서부터 갖가지 도시미화 작업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도당 조직비서가 출세를 위해 김정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주민들을 들볶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정일의 한 마디 때문에 정책이 도시 미화 정책이 뒤 바뀐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00년 김정일이 신의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파트 베란다를 유리창으로 막은 것을 보면서 ‘도시가 전반적으로 깨끗해 보인다’고 해 북한 전역의 아파트 주민들은 돈을 들여 베란다에 유리창을 설치한 바 있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당시 도당 차원에서는 경쟁적으로 ‘베란다 유리창’ 설치를 했을 정도다. 하지만 2010년 혜산청년광산을 현지지도 하던 김정일이 ‘아파트 베란다를 막아놓으니 감옥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 한마디에 다시 창문틀을 뜯어내는 소동이 벌어졌었다.


양강도 주민들은 이번에 진행되는 도시미화 사업도 도당 일꾼들이 김정일에게 아부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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