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選 2005 세계민주화 10대뉴스

2005년 한해 동안 세계는 얼마나 발전하였을까. 세계 인류는 얼마나 행복해졌을까. 지구촌 200여 개 모든 나라들이 빈곤을 극복하며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은 인류의 지극한 소망이다.

2005년은 그러한 세계 발전의 진로에 실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 모든 일들이 때로는 ‘세계 민주화’에 밝은 불빛이 되는가 하면 어떤 일은 적신호가 되기도 한다.

파키스탄 대지진과 카트리나의 재앙은 인간이 넘어야 할 자연의 벽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였다. 2005년, 불행한 사고로 죽어간 모든 이들을 애도한다. 인류의 역사엔 항상 명암이 교차하지만 그 격동의 와중에도 세계가 일관되게 발전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데일리NK는 희비를 남긴 올해의 세계 민주화 10대 뉴스를 선정하였다. 2006년에는 모든 인류가 행복과 희망에 한층 가까이 다가갈 것을 소원한다.

1. 7.7 런던 테러 … 끊임없는 테러로 얼룩진 한해

올 한해도 테러는 멈추지 않았다. 7월 7일 영국 런던, 출근길의 시민들을 덮친 무차별 폭탄 테러는 세계인을 경악시키며 9.11 테러의 공포를 되살렸다. 미국 다음으로 영국을 겨냥한 테러 공격에 서유럽 전체가 바짝 긴장하였다.

인도네시아 발리 2차 테러는 중동을 벗어난 테러 조직이 동남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집트와 요르단에서도 끔찍한 테러가 계속돼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잇따랐다.

2. 후세인 재판정에 서다 … 이라크 ∙ 아프가니스탄, 민주주의 실험 순항

후세인이 드디어 재판정에 섰다. 그는 당당하게 무죄를 주장하였다. 잇따른 테러 저항과 종파 간 대립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정치 일정이 계획대로 항진하였다. 민주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하였으며 최초 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이 순조로이 마무리 되었다.

탈레반이 물러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30여 년 만에 자유 총선이 치러졌다. 여성 의원이 25% 진출한 쾌거와 함께 과거 군벌독재세력이 그대로 권좌를 꿰차는 명암이 교차하였다.

3.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 한국에서는 北인권국제대회 개최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 북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유엔 총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김정일 정권의 인권 유린을 경고하였다. 한편 한국에서는 북한 동포들에게 인권의 햇볕을 선사하기 위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으며 탈북자와 국제인권활동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북한인권 서울선언’이 선포되었다.

4. 프랑스 ‘똘레랑스’의 붕괴, 호주 인종 충돌

프랑스 소요 사태는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적 ‘상징’을 무색케 하였다. 똘레랑스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차별과 소외, 그리고 그에 대한 국가의 포기가 빚어낸 파국적 사태였다. 이는 비단 프랑스인만 아니라 유럽과 세계인들 모두에게 뒤늦은 반성을 던져 준다. 호주에서도 인종간의 갈등이 폭발하여 시위와 폭력 사태로 비화되었다. 두 경우의 특별한 시사점은 비교적 발전되고 안정된 선진국가에서 인종적 공존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5. EU 표류 … 프랑스의 무모한 실책

EU헌법의 프랑스 부결사태가 도미노를 일으켰다. 네덜란드에서도 부결되었으며 영국은 비준을 중단하였다. 프랑스 부결에는 자크 시라크의 무모한 행동이 지적되었다. 자신의 야심에 따라 무리하게 국민 투표에 부쳤다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좌파는 EU를 신자유주의 확산과 동일하게 치부하였으며 정치적 이익과 양심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열한 행동을 취하였다.

중심을 잡아줄 리더십이 부재한 채 EU 경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세계 공존 공영의 이상을 향한 EU의 꿈은 과연 좌초하는가. 그나마 그간의 노력을 무위로 돌릴 수 없다는 하나된 메아리가 그 희망의 실낱을 쥐고 있다.

6. 분쟁 종식 … 영국-IRA 분쟁과 인니-아체 분쟁

그동안 테러를 투쟁의 무기로 삼아 왔던 IRA가 무력 투쟁 종식을 선언하였다. 또한 인니-아체 평화 협정이 체결되었다. 두 분쟁 모두 수십 년간 수만 명의 희생자를 낸 종교 인종 분쟁이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세계 도처 100여 개의 국지 분쟁, 해묵은 종교 ∙ 인종 갈등으로 인해 경우에 따라서는 대량 학살의 비극이 자행되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총성과 비명이 끊이지 않는 이러한 분쟁의 종식은 세계 인민의 행복을 향한 1차적 생존권의 문제이다. 2006년에도 많은 분쟁지역이 부디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7. 지구촌 여성 파워의 약진

어느 때보다 지구촌의 여성 파워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독일의 매르켈은 동독 출신 최초 여성 총리이며 독일판 ‘철의 여인’으로, 고질적인 ‘독일병’ 치유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아프리카의 극심한 내전 국가 라이베리아에서는 민주 투사 여성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칠레 대선에서도 여성 후보가 선두를 달리며 2006년 1월 15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

8.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 … 강경파 제어가 관건

샤론이 강한 추진력으로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를 강행하였다. 이스라엘 내부는 샤론의 정책에 반대하는 강경파가 집권 리쿠드당을 장악했고, 샤론이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사태로 치달았다. 한편 팔레스타인에서도, 가자지구 선거에서 강경파 ‘하마스당’이 온건파에 비해 70% 이상의 지지를 획득하는 등 강경 기류가 높아 있다. 이스라엘은 강경파 하마스가 집권하는 팔레스타인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6년 1월에는 상황의 향배를 좌우할 팔레스타인 총선, 그리고 3월에는 이스라엘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 2003년 중동 평화 로드맵의 불씨를 살려가려는 양측의 노력이 성공할 수 있는 새해를 기약한다.

9. 중동, 남미에서 미국에 맞서는 강경 정권 탄생

미국에 맞서는 강경 정권이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와 미국의 뒷마당(!)인 중동에서 각각 탄생하였다. 이란의 아흐마디네자드 신임 대통령은 벌써부터 공공연한 핵개발과 대(對)이스라엘 핵공격 불사라는 폭언을 쏟아내며 연일 서방과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원주민 출신의 사회주의자 에보 모랄레스가 민중 봉기로 집권에 성공하였다. 볼리비아, 쿠바,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칠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로 이어지는 중남미 좌파의 득세가 한껏 미국을 조롱하고 있다.

10. 갈 길 먼 미얀마 민주화 … 기상천외한 수도 이전

미얀마 군사독재정권이 느닷없이 산간 오지로 수도를 이전하였다. 수도 이전은 새벽 6시경에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듯 이루어 졌으며 정부 공무원조차 하루 이틀 전에야 그 사실을 통보받고 가족들과 느닷없는 생이별을 하여야 했다. 관측에 따르면 미얀마의 이 ‘희한한’ 수도 이전은 미국의 침공을 두려워한 군사 정부가 해안가의 수도를 버리고 매우 깊숙한 곳으로 숨어든 것이라고도 하고, 점성술을 지나치게 신봉하는 정부가 그 예언을 따른 것이라고도 한다.

최근 프리덤하우스는 ‘2006 세계의 자유’ 보고서에서 미얀마를 북한과 함께 최저 등급으로 분류하였다. ‘수도 이전’보다 ‘독재의 포기’가 미얀마의 미래에 더욱 희망적인 소식이 되지 않았을까.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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