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강도행각을 벌이며 7명을 살해한 흉악범 15명이 검거됐다. 특히 이들 모두가 검거 당시 만 15~17세 청소년들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남포 소식통은 “4월 10일 경 신남포 중학생 5~6학년(범행 당시) 15명이 3년 동안 강도질을 하면서 사람 7명을 죽였다가 잡힌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들은 한적한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17일 전했다.
이들 중에는 여학생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여학생들이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인해 자전거를 얻어 타면, 남학생들이 뒤에서 덮쳐 폭행을 가하고 자전거를 빼앗는 형태로 범행을 저질러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훔친 자전거가 40대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가 수십명에 달하지만 학생들이 시골 지역을 따라 장소를 옮겨다니며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당국의 단속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사건이 3년 동안 띄엄띄엄 일어나 꼬리가 밟히지 않자 안전원들이 40일 동안 사건 장소 주변에서 잠복해 결국 범인들을 잡았다”며 “하지만 사람들을 죽인 범인이 학생들일 거라고 생각지 못해 안전원과 주민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학교에서는 돈을 내라고 하고, 집에서는 돈을 안 주니 어쩔 수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재미삼아 따라 다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에 부쩍 강도 사건이 늘어 가뜩이나 흉흉한 분위기인데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들 충격을 받고 있다”며 “집 없는 아이들도 아니고 멀쩡히 학교 다니던 애들까지 떼로 다니며 강도질을 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 강도에서 시작했지만 저항하는 사람들을 둔기로 때리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이들이 별다른 죄책감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에 조사하는 안전원도 놀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은 모두 교화소로 보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남포의 소식통은 “범행을 저질렀다가 군대와 사회로 나간 아이들도 잡아다가 교화소로 보냈고, 아직 나이가 차지 않아 공민증이 발급되지 않은 학생들도 억지로 공민증을 발급해 다들 교화소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만 17세부터 공민으로 인정한다. 공민증을 발급받지 못한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은 비교적 가볍다. 따라서 당국이 공민증까지 억지로 발급해 처벌한 것은 그만큼 사건이 위중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화소에 수감된 이들은 한, 두달간 조사와 재판을 거쳐 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형법은 ‘고의적중살인죄’에 대해 죄질에 따라 무기노동교화형 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학교 교장과 책임 지도원에게는 노동단련대 6개월이 내려졌고, 학교 학생들은 3년 동안 군대·대학에 못가는 것은 물론 돌격대로 보내지는 제재조치가 취해졌다고 한다. 학생의 범죄로 책임 지도원 등이 문책을 받는 경우는 있지만 학교 전체가 처벌을 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식통은 “사건을 듣고 주민들은 전반적으로 충격에 빠져 있다”며 “다시 나오면 또 범행을 저지를 것이 뻔하다. 아예 못 나오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 외에도 “제공되던 교복 등도 안 나오고 갖은 이유를 들어 돈을 내라고 하니 학생들이 학교에 갈 마음이 없는 것”이라며 “세상이 어린애들을 범죄자로 만들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