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에도 없던 술과 기름 특별공급”

북한이 당창건 기념 65주년(10월10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명절 특별공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7일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오늘 아침 인민반장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8일과 9일에 상점에서 명절공급을 한다’고 포치했다”면서 “양일에 국영상점에 가서 할당된 공급량을 받아가라고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몇년 만에 받는 특별공급에 주민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인민반장은 “당대표자회와 당창건을 기념해 인민들에게 무조건 명절공급을 하라고 우(위)에서 지시가 내려와 기름과 술을 공급한다”고 말했다고 알려왔다.


소식통은 “역사적인 당대표자회를 통해 장군님(김정일)이 총비서로 재추대 되고 후계자까지 모시는 두 배의 기쁨을 안은 만큼 이번 당창건기념일을 성대하게 환영하는 차원이다”면서 “김정은 대장 동지가 후계자가 됐으니 주민들에게 축하 분위기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990년대까지 김일성 김정일 생일들과 양력설, 당창건 기념일 등을 큰 국가적 명절로 정하고 이 날을 기해 여러 가지 정치선전과 함께 물자공급을 진행했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기점으로 해 국가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국가적 명절공급은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췄다.


대신 각 단위별로 자체적으로 마련해 명절공급을 진행하도록 해 일부 지역에서 강냉이와 감자를 공급한 적은 있다. 그러나 평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술과 고기, 기름 등의 명절공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특급기업소나 간부들에게는 명절 마다 술과 기름, 고기 등이 공급됐다.


공급은 각 도, 시, 군 상업관리소를 거쳐 필수품들은 공업품상점에서, 식료품은 식료상점들에서 공급된다. 리상점들에서는 세대별로 식료품과 필수품을 한데 묶어 공급한다. 대체로 명절 하루 또는 이틀전에 공급이 실시되는데 늦어지면 명절 당일날까지도 공급이 진행된다.


이 날은 각 상점들마다 공급물자를 타러 온 주민들로 배급줄이 늘어서면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에 북한은 음력설과 2.16일을 묶어 나흘간 휴식을 선포했지만 일반 주민들에게는 술 한병도 공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군부나 간부를 비롯한 특급층들에는 술 1병과 고기 1kg이 공급됐다.


또 올해 수해피해로 어려움을 겪던 9월에는 추석을 최대의 민족명절로 즐겨야 한다면서 4일간의 휴식과 각 단위 별 명절공급을 잘 할데 대해 포치했으나 이는 단지 선전용일 뿐, 내부적으로는 실정에 맞게 쇠도록 했다.


소식통은 “들리는 말로는 이번에 명절공급을 못하는 간부들은 자리를 내놓을 차비를 하라고 엄포를 놓아서 그런지 그래도 기름과 술이라도 공급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면서도 “인민반장이 술, 기름을 공급한다고만 했지 정확히 얼마나 주는지는 아직 알려주지 않았다”고 알려왔다.


그러면서 “전에는 기름을 1인당 100g씩은 주곤 했는데 그건 이젠 옛말인거고 아마 1인당 50g만 줘도 대단할거다”면서 “그렇게 주면 식구가 4명인 세대들은 거의 반병(200g)이 되는 기름에 술 1병은 타게 될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RFA도 이달 5일 “당창건 65주년을 맞아 국가상업망(국영상점과 식당)을 통해 명절 공급을 잘 하라는 지시가 벌써 네 번이나 내려왔다”면서 “지난 달 30일 지시문에는 세대별로 술 1병, 기름 500g, 돼지고기 1kg, 치약, 칫솔, 세숫비누, 빨래비누(세탁비누) 1장, 속옷, 양말, 신발 1컬레를 무조건 공급하고 모든 국영식당이 10일 하룻동안 국정가격(시장가격보다 저렴)으로 술과 음식을 팔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