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개혁개방 의지 없다”

▲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온 마커스 놀랜드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제공한 식량을 체제유지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한국정부의 ‘묻지마 지원’이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을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마커스 놀랜드는 스티븐 해거드 교수(UC 샌디에이고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공동집필한 ‘기아와 인권’(미국인권위원회 刊)의 출판을 기념해 16일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놀랜드 박사는 경제학자로서 북한경제 전문가다. 특히 계량분석을 통한 북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시대정신 刊)를 2004년 출간, 주목받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북한 기아의 원인과 해결 방법, 한국정부의 ‘퍼주기식 지원’의 문제, 현 북한정권의 한계 등에 관해 설명했다.

아래는 간담회 내용

-김정일은 개혁개방의 의지가 있나?

김정일 위원장이 개혁개방의 의지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개혁개방으로 인민들을 먹여살리는 것보다 체제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북한 주민들에게 지원하지 않고 군인들에게 주고 있다. 지난해 배급제 부활과 동시에 장마당 상거래 금지, 개인 경작물을 국가에 회수하는 등 주민 통제와 체제 단속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아 개혁개방은 요원해 보인다.

-언제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갈 수 있나?

개혁개방 하는 것이 김정일 정권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도입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결코 실질적인 개혁개방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위폐문제로 미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북한정부는 이미 파산했다. 북한 내부의 세금으로 북한의 재정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인민군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위폐를 찍어 낼 수밖에 없다.

미국정부는 북한이 20억 달러를 찍어 낼 수 있을 만큼의 잉크와 종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찍어낸 돈은 부정한 사람들, 즉 마피아들을 통해 돈세탁을 한다. 위폐 5달러와 진폐 1달러를 교환하는 식이다.

물론 미국정부는 북한의 위폐증거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마피아들의 개별 범죄를 통해 북한이 관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미국이 입수한 것으로 안다.

-북한의 기근이 국제 식량지원을 주민들에게 지원하지 않았다는 데 기인한다고 했는데

교차확인을 했다. 북한내부 사람들과 중국 국경지역의 오고 가는 사람들을 통해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WFP, UN, 국제 NGO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통해 실제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그 양은 지원되는 식량 전체의 25-30% 가까이 된다.

이외 한국내 NGO들이 공개한 비디오 영상자료와 사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지원된 식량이 장마당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지원해준 식량을 주민들에게 배급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은 기근 해결보다 체제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 했다.

-북한의 기근을 해결할 방법은?

북한은 오랫동안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경작할 수 있는 땅이 북한 전체의 20%밖에 안된다. 그리고 위도가 높아 기후가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북한은 세계경제에 참여를 통해 외화를 벌어야 한다. 즉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을 발전시켜 외화를 벌어야 한다. 벌어들인 외화로 식량을 사게 되면 기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북 봉쇄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나?

2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위폐문제, 마약 문제 등 확실한 국제법 위반에 대해 대북 봉쇄정책이 확실한 효과를 발휘한다. 타국의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을 굴북시키려는 목적의 대북 봉쇄정책은 효과적이지 못하며 주변국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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