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시성 사업’에 북한 주민들 “건설놀음” 비난








▲이달 초 중국에 사사여행 나온 북한 주민이 북중 접경지대에서 데일리NK 취재팀과 만나 김정은의 치적 사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특별 취재팀


북한은 지난해 주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능라유원지와 문수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 각종 유희시설을 건설하면서 이를 김정은의 ‘인민사랑’ ‘후대사랑’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어렵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군대와 인민이 힘을 합쳐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룩했다”면서 “올해 인민경제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들로 우리 인민들의 행복의 웃음소리가 높아지고 인민생활이 좋아졌다”고 자평했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성공을 김정은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유희시설 건설을 ‘원수님(김정은) 배려’ ‘인민사랑’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 사사(私事)여행 나온 북한 주민들은 이달 초 데일리NK 특별 취재팀과 만나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전시성 사업에 투자할 비용을 차라리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평양에서 친척방문 차 중국에 나온 한 주민은 “문수물놀이장 같은 시설 짓지 말고 인민들이나 잘 먹고 잘살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만큼 했으면 이제 인민들 굶어 죽지 않게 해줘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이런 말을 하면 잡혀가니까 마음속으로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건설 사업이 진행되면 주민들만 동원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이 각종 건설에 동원돼 고생하고 있다”면서 “공장에서 지배인이 종업원들한테 ‘돈 내라, 시멘트 내라’고 하는데 다들 반항도 못하고 내야 한다. 돈이 없어서 못 낸다고 하면 빌려서 내라고까지 한다”고 토로했다.


군대에 가기 위한 신체검사에서 떨어진 주민들도 마식령스키장 건설 사업에 동원됐다. 평안북도 의주 출신 김정난(가명) 씨는 “조선에서는 학생들이 졸업하는 4월부터 8월까지 군대에 가기 위한 신체검사를 하는데 이때 떨어진 사람 중 일부는 마식령스키장 건설에 동원됐고 일부는 직장으로 갔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어 “직장에서도 군대 갈 사람을 뽑아 신체검사를 하는데 이 사람들은 모두 군대로 가지 못하고 마식령스키장으로 보내졌다”면서 “주민들도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여기(중국)서나 불만을 얘기하지 거기(조선)에서 불만을 꺼내면 큰일 난다”고 했다.


평안북도 정주 공장원 출신인 또 다른 주민도 “마식령스키장을 건설할 때 우리 공장원도 지원 사업을 나갔는데 힘들어했다”면서 “강연회나 강습회 진행할 때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장군님만 믿고 참자’고 한다”고 소회했다.


평북 신의주 출신인 박민준(가명) 씨는 “유희시설 건설에 주민들은 코웃음을 보내고 있고 원수님(김정은) 업적을 위한 건설 놀음이라고 평가한다”면서 “주민생활과 나라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평안남도 개천 출신의 이주희(가명) 씨는 “주민들은 ‘마식령스키장이나 문수물놀이장에 투자하는 돈으로 우리 백성들 먹여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면서 “이런 유희시설이 외국 사람들을 조선에 오게 한다는 게 말은 되지만 그걸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 씨는 이어 “원수님이 핵실험과 건설 부분에 쓰는 어마어마한 돈 중에서 얼마 정도는 백성들을 위해 써야한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다들 말조심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같은 백성들은 입을 봉하고 살아야만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김정은 체제가 지난 기간 인민생활 향상이라고 선전하면서 건설한 각종 유희시설이 일반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고위층 간부들이나 평양의 일부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황해남도 해주에서 상하수도를 관리하는 박상호(가명) 씨도 “각종 건설이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은 긍정적으로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다”면서 “먹고 살기도 힘들어 그런 곳에 놀러 갈 시간조차 없고 돈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이어 “(각종 유희시설은) 외부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몇몇 돈 많은 고위 간부들과 평양 주민이 재미 보고 노는 곳일 뿐이다. 일반 백성들은 가지도 못한다”면서 “인민을 위해 건설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은 핵실험이나 미사일개발 할 돈 있으면 백성들이나 먹여 살리라고 말한다”면서 “원수님을 향한 충성심도 밖에 나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일 뿐 실제로는 충성심이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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