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우상화 사업’ 중단-재개 오락가락

북한 차기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운)에 대한 찬양 및 선전작업이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간부들도 후계사업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왔다.   


김정일은 지난 7월 중순 이후 김정은 우상화 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이후 북한 가정마다 설치된 유선방송인 3방송과 각종 강연회, 선전물을 통해 진행되던 후계자 선전활동이 대부분 중단됐다. 간부들 내에서만 간간히 김정은 찬양 작업이 진행됐다.


북한은 공화국창건기념일(9월 9일)을 계기로 다시 후계작업을 확산시키는 모양새를 취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공개 선전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러자 북한 간부들조차 후계선전에 대해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일각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데일리NK와 통화한 북한 내부 함경북도의 한 지방당 간부는 “김정은 후계선전을 또다시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렸다”면서 “우리(간부들)도 뭐가 뭔지 분간이 안된다”고 말했다.


다른 양강도 소식통도 “11월 초에 들어서서 후계자 선전을 대대적으로 진행한다고 전국적으로 포치를 내렸지만 갑자기 뚝 그쳤다”면서 “위에서 갑자기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1년여 간 김정은 우상화 사업 전개양상


북한 정권 핵심부에서 ‘김정은 후계자’라는 말이 돌기 시작한 지난 2008년 12월 중순이다. 김정일의 자강도 현지시찰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은 김정일과 동행하면서 호위사업을 총괄했다. 김정일도 자강도당 책임비서에게 “내 뒤를 이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는 후문이다.


북한에서 김정운에 대한 소문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사건은 지난 2월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전체 당원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비밀편지(일명 붉은편지)’를 당원들에게 보내면서다.


이후 올해 3월 8일 최고인민회의대의원선거를 앞두고 군부를 중심으로 집중선전에 들어갔다. 이후 ‘150일 전투’가 시작된 지 몇주 후부터 모든 당원들을 대상으로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이 내정되었다는 강연을 진행했다.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을 앞두고 학생들 속에 김정은 후계를 암시하는 ‘발걸음’이라는 노래를 집중적으로 보급했다. ‘150일 전투’가 대중적으로 확산된 5월 초부터는 김정은이 지었다는 ‘나래치라 선군의 천리마여’라는 제목의 노래를 3방송을 통해 집중 방송했다. 


올해 6월에 들어와서는 모든 지방 3방송들을 통하여 ‘발걸음’, ‘나래치라 선군의 천리마여’를 집중적으로 편성했고 김정은의 명칭도 ‘백두의 청년대장’, ‘선군 청년장군’으로 통일시켰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확산일로에 있다가 지난 7월 돌연 축소되기 시작했다. 7월 9일 김정은에 대한 후계선전을 내부적으로 조용히 진행할 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가 노동당 선전선동부에 내려왔다. 출판보도부분에서도 김정은 관련 선전이 크게 줄었다. 


이런 와중에 7월 말, 8월 초에 들어서 김정은 관련 선전을 완전이 중단할 데 대한 노동당 내부 지시가 포치(전파)되자 내부에서 김정은 후계 탈락설이 고개를 들었다. 


노동당 내부에서는 김정은이 김정일 몰래 당 간부문건을 조작해 자신의 측근들을 요직에 끌어 들이려다가 김정일에게서 큰 노여움을 샀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렇게 차츰 사그라들던 김정은 우상화 선전 작업은 9월 13일 ‘후계자 문제를 내부적으로 조용히 진행하라’는 김정일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군부를 중심으로 다시 재개됐다.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지나면서 노당당 지방 조직들에서도 김정운 후계선전이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11월 1일을 기점으로 일체 지방 3방송들에서 ‘발걸음’ 등이 흘러나왔다.


▲ 김정은 선전 중단, 재개 반복 이유는?


11월 1일을 맞으며 북한의 지방 3방송에서는 김정일과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다고 하는 원산 공산대학 학장의 실화 ‘또 한분의 위인을 보았습니다’를 소개했다. 또 ‘장군복이 넘치는 나라’, 방송정론 ‘영광 넘쳐라 젊어지는 조국이여’를 비롯해 김정은 후계에 관련된 기사들을 쏟아냈다.


기관, 기업소 별로는 방송된 ‘또 한분의 위인을 보았습니다’, ‘영광넘쳐라 젊어지는 조국이여’에 대한 감상모임을 조직했다. 각 도 예술단과 선전대들을 통하여 ‘발걸음’과 ‘나래치라 선군의 천리마여’의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11월 9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는 각 지방 당조직들을 통하여 김정은 선전을 중단할 데 대한 지시문을 또다시 내려 보냈다. 이 지시문이 내려오면서 그동안 진행됐던 모든 선전은 마른 낙엽 쓸려가듯 사라지게 됐다. 


양강도 소식통은 “후계자 선전을 갑자기 중단하라는 지시에 간부들도 어찌할 바를 모른다”면서 “일단 모든 선전을 중단했지만 이와 관련한 여러 소문들로 뒤숭숭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150일 전투’를 김정은이 지휘해 나갔지만 오히려 식량 작황이 좋지 않고, 공장들에서 무리하게 외국물(풍)을 받아들이려고 한 것이 문제가 돼 비판을 받았다는 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을 두고 좀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또 후계작업이 어떻게 재개될지 종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150일 전투’와 관련, 생산을 확대한다는 구실 밑에 일부 공장기업소들에서 중국산 원료들을 들여와 시장가격으로 국영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한 것이 문제가 돼 각종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이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끌어들이고 시장경제를 조성하려 했다는 명목으로 비판을 받았다’는 소문이 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당국이 올해 관광사업을 확대하고 해외 유학생들을 대규모로 모집했고, 신의주 특구 추진설이 퍼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젊은 후계자가 나오면서 개혁개방을 추진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추진한 정책들이 김정일에게 위기감을 주었고, 그로 인해 일시적으로 김정은에 대한 선전이 중단된 것 같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이어 그는 “요새 김정은 선전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니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선전이 뒤로 밀려난 결과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재차 후계자 선전 작업을 완전히 중단시킨 데 대해 “아직 장군님이 후계자를 선뜻 확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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