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들어 각종 훈장과 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횟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김정은 시대 들어 민심잡기용 포상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탈북자들 속에서 나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검덕광업연합기업소의 금골광산에서 숨진 한 채광공에게 ‘공화국 영웅칭호’와 금별 메달, 국기훈장 제1급을 수여하는 행사 소식을 전했다. 공화국영웅칭호는 북한에서는 최고 명예 칭호로 김정일도 지난해 12월 30일 이 칭호를 받았다. 노동자가 생산 현장 사고로 이 칭호를 받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숨진 채광공에 대해 작업을 준비하다가 큰 돌에 깔렸고 당시 그가 동료를 위해 뒤로 물러서지 않는 희생정신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다른 기사에서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26호선반’을 따라 배우는 모범기대창조운동에서 ‘모범’을 보인 14개 단위에 영예상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26호선반’은 김정일이 대학시절 생산실습에서 낡은 선반을 눈동자처럼 깨끗히 수리·관리했다고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는 지난 26일 평양시 중구역 종합양복점 김복희 재단사에게 ‘공훈재단사’ 칭호를 수여하는 등 10명에게 공훈칭호, 12명에게 국기훈장 1급, 45명에게 노력훈장, 87명에게 국기훈장 2급, 161명에게 국기훈장 3급을 각각 수여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24일에는 황해북도 봉산국수집, 21일에는 연탄군식료공장에 3대혁명 붉은기를 수여했다. 중국에서 순회공연을 한 가극 ‘량산백과 축영대’의 극단, 연출가, 배우 등에게도 표창이 수여했으며, 김정일 ‘태양상’을 창작한 화가 리성일에게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키도 했다.
김정은은 최근 황해남도 연안군 오연협동농장에 보낸 친필를 통해 “집단과 동지들을 위해 목숨까지도 서슴없이 바치는 것은 수령님과 장군님께서 키우신 우리 시대 인간들만이 지닐 수 있는 미덕이다”고 농장 분조장인 리창선의 희생을 부각시켰다.
김정은이 주민들이 보내는 ‘친필’은 훈장이나 명예칭호 만큼은 아니지만 장래를 보장 받는 포상의 의미를 갖는다. 포상의 혜택이 예전 같지 않지만 행정 처리나 처우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도 큰 영예로 여긴다.
한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연일 주민들에게 선물과 각종 칭호를 수여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