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式 ‘피의 숙청’, 체제 이탈 가속화시킬 것”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부인과 아들 2명까지 데리고 지난달에 망명에 성공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김정은 정권과 북한체제 선전에 가장 앞장서 왔던 인물입니다. 1993년부터 단마르크와 스웨리예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외무성 유럽 담당 과장을 거쳐 지난 10년 동안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해 온 노련하고 세련된 외교일꾼이기도 합니다. 또 지난해 영국 런던에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러 온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을 가까이에서 보필하기도 한 김정은 일가를 위해 충실히 일해 왔던 사람입니다. 게다가 태영호 부인 오혜선은 항일투사 오백룡의 일가라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부족함이 없었던 태영호가 어째서 망명하지 않으면 안 되었겠습니까. 현학봉 대사 다음으로 당 비서 역할을 수행하며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외교관과 그 가족들의 사상교육을 관장했던 그가 무엇 때문에 망명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말입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김정은 체제로써는 북한의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통일부 대변인도 “태 공사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 사회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의 장래 문제 등을 탈북 동기로 꼽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태영호가 망명한 것은 누가 책임져야겠습니까. 두말할 것도 없이 김정은이 그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합니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태영호가 망명하자마자 부랴부랴 해외 각지에 검열단을 보내 외교관과 무역일꾼 가족들을 소환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으니, 거기다 그의 망명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을 잔혹하게 처형했다는 소리까지 들려오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짓입니까. 고사총까지 동원해 처참하게 처형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날로 커져가는 불만과 모순을 절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반발과 그리고 이처럼 공포 정치로 인한 망명만 늘어날 뿐입니다.

김정은은 북한사회의 어려움을 오로지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무능에서만 찾으려 하고 있지만 그 꼭대기에 가장 부정과 부패가 심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자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무자비한 숙청과 공포정치는 인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유능한 인재들을 탈북과 망명으로 내모는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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