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개성접촉’ 난항…억류문제는?

정부는 15일을 목표로 추진했던 남북 개성실무회담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내주 초 회담개최를 북측에 재차 제의했다.

북측도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회담 자체가 ‘결렬’이나 ‘무산’되지는 않았다고 보면서 대화 지속의지를 거듭 밝힌 셈이다. 어렵사리 조성된 남북 당국간 접촉을 이어가 북측에 억류된 유씨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하지만 남북 당국간 목표치가 달라 성사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의 임금·토지사용료 인상 등 경제적 실익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남한은 47일째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 해결을 포함한 ‘신변안전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금주 접촉 과정에서 유씨 문제의 의제화를 주장하는 우리측에 “소관이 아니다”고 맞서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측이 제의했던 회담일인 12일 남북접촉에선 ‘험악한’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남북한 양측 모두 아직까지는 기존 입장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씨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南北, 목표 달라 회담개최 불투명=남북한은 지난달 21일 개성접촉을 계기로 당국간 대화의 물꼬를 열긴 했지만 후속 회담으로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개성회담을 바로 보는 양측의 입장차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남한 당국은 개성공단 관련 기존 합의에 대한 재협상과 억류된 유씨 문제, 3통(통행·통신·통관)문제 등 제반 현안 해결이 주된 목표다. 또 북측의 주된 관심사인 근로자 임금이나 토지사용료 문제는 북한과 개별기업들의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근로자(유씨) 문제가 본질적인 문제”라며 “남북간 합의서 테두리 내에서 유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북한이 신병인도, 또는 추방해 현안이 해결될 때까지 계속 (북측에) 제기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반면 북한은 개성공단 내 근로자 임금 인상 및 토지사용료 문제 등 개성공단 운영과 직접 관련된 문제만 협의, 경제적 실리를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씨 문제는 ‘소관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북측은 앞서 ‘4·21 개성접촉’에서 “남측에 주었던 모든 제도적인 특혜조치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북측 노동자들의 임금 현실화와 10년간 부여했던 토지사용료 유예기간을 6년으로 앞당겨 내년부터 적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관련 협상을 진행하자고 했다.

이 같은 분명한 입장차에 따라 남북이 회담개최에 합의하더라도 막상 테이블에 앉으면 각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북측이 조만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공식 대남기구나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외 매체나 전통문을 통해 남측에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억류직원 문제 해법은?=정부가 유씨 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북측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이번 접촉과정에서 남측의 반응을 지켜본 북측은 유씨 문제가 대남 ‘압박카드’로서 유용하다는 점을 확인, 당분간 논의를 회피하면서 개성공단의 실익 확대를 노리고 더불어 북핵문제 등에서도 대남압박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리 정부는 유씨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간 접촉을 계속 추진하면서도 외교적 해법 등 수단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접촉을 감안해 미뤄왔던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달 15일 발표 예정이었다가 잠정 보류했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를 조만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PSI전면참여 방침을 확인하면서도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발표 시기를 조율해왔다.

하지만 유엔 인권위 제소문제나 PSI전면참여가 자칫 북한을 자극해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는 만큼 실제 추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