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10대 15명, 美영화 시청 죄목으로 공개재판 받아”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미국 영화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중학교 5, 6학년 학생 15명이 공개재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서 이들은 비사회주의 문화에 물들어 학생들에게 이를 유포시켰다는 죄가 씌워졌고 재판 후 도(道) 인민보안국에 넘겨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토요일(16일) 혜산시 혜산 영화관 앞에서 공개재판이 열렸다”면서 “16,17살 중학생들이 미국 영화를 돌려 본 것 때문에 재판을 받았는데 ‘도 보안국에 넘겨 예심 받게 될 것’이라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시범겜(본보기)으로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주민들을 총살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최근에는 CD와 관련한 사건은 잠잠했었는데 이번에는 미국 영화를 본 것이 문제가 됐다”면서 “한창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한국영화가 아니니까 방심을 하고 돌려보다가 그런 일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고급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인 이들은 미국영화를 서로 돌려가면서 시청하다 주변의 감시원에게 들킨 것이 발단이 됐다”면서 “공개재판에 강제 동원된 주민들은 ‘한국영화도 아닌데 굳이 도 보안국 예심에 넘기기까지 해야 하는가’며 학생들에게 안쓰러운 눈길도 보냈지만 재판 분위기는 겨울보다 더 쌀쌀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은 “한국영화 시청은 반역으로 보고 무서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최근 한국영화 시청이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북한) 영화를 보자면 딱딱하기만 하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중국영화나 외국영화를 보려고 한다”면서 “미국 영화 알판이 어디서부터 유통이 된 것이 공개재판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것은 주민들이 다 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애매한 아이들을 시범으로 처벌해 다른 주민들에게도 겁을 주려는 것’이라며 ‘처벌 받으려면 외국 영화를 즐겨 보는 간부들이 우선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학부모들 속에서는 ‘이번 재판 판결에 수표(사인)를 한 사람도 한 번 쯤은 외국영화를 봤을 것’이라는 말도 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북한서 한국 드라마 시청으로 교화소에 수감 경험이 있는 탈북자 현미연(43)씨는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것으로 보안서에서 취조 받을 때 보안원들은 물론이고 과장급들도 단속한 CD를 서로 보겠다고 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취조를 하는 보안원도 단속 당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한국)영화들을 많이 보게 됐네’라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한편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서로 구성된 검열조는 한국 드라마 등 외국영상물 시청에 대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 등을 통해 외부정보를 접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지는 것을 우려해 당국이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