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Korea’ 이름 달고 해외 친북활동”














▲ 김정일 이복동생 김평일과 두 자녀의 모습 <출처: 폴란드 나레프시 홈페이지>
지난 9일 데일리NK가 독점공개한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54) 주폴란드 북한대사의 모습은 ‘친선협회’(Korean friendship association)가 주선한 경제문화 교류행사 때의 사진이었다.

‘Korean friendship association’이란 명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친선협회’는 대외적으로 북한이 폴란드, 체코 등 동구권 국가들과 교류를 하는 데 중개역을 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북한의 주도 아래 국제적인 친북세력을 포섭하고 양성하는 데 주목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폴란드 출신으로 북한 인권운동가인 요안나 호사냑(Joanna Hosaniak) 씨는 2004년 3월 주 폴란드 북한 대사관으로부터 “김정일을 만나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폴란드에서 열린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다음날이었다.

현재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 국제협력팀장으로 활동하는 호사냑 씨는 17일 “당시 그들은 나를 ‘친선협회’로 끌어들이려고 한 것 같았다”며 “북한 당국은 북한에 관심있는 외국인을 예의주시 해왔다”고 말했다.

‘친선협회’는 공식적으로 ‘북한대외문화관계위원회’(Committee for Cultural Relations with Foreign Countrie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와 함께 일하는 ‘주체운동 지원조직’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친선협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과 지도자에 대한 존경’ ‘협회 목적과 회원에 대한 존경’이라는 조건에 부합해야 하는 등 ‘친북성향’이 요구된다. 또 북한에 비우호적 발언을 하는 등 규정에서 벗어날 경우 기존 회원이라도 바로 퇴출시켜 협회활동이 북한 정부와 직접 연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협회의 주요활동은 북한정권 옹호와 대북지원. 여기에는 ‘김정일 통치의 박애심’을 교육하는 세미나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협회는 지난해 10월 핵실험에 대해 “한반도 내외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부정하고 정치범수용소의 존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임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2000년 11월 협회를 창설한 인물로 알려진 알레한드로 카오 드 베노스 드 레스 페레즈(Alejandro Cao de Benos de Les y Perez)는 유럽의 대표적 친북성향 인사로, 2004년 이후부터는 북한정부를 위해 풀 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그를 비롯한 협회의 고위 관계자들은 북한 고위선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친선협회’에 대해 “북한과의 연대와 친선은 기차의 주요 엔진이다. 북한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할 뿐아니라 우리의 사회주의 체제를 형성하고 방어하는데도 큰 기여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 2004년 폴란드 북한 대사관 앞 시위 당시 대사관 건물 내에서 이를 촬영하는 모습 <사진: 북한인권시민연합 제공>
한편, 북한은 ‘친선협회’ 등과 함께 유럽에서 제기되는 북한인권 논의를 덮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또 ‘친선’이란 미명 하에 러시아를 포함한 일부 동유럽과 중동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인권유린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냑 씨는 2004년 ‘폴란드 북한인권국제대회’ 당시 수상한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고 한다. 국제회의 직전 스웨덴으로부터 온 익명의 이메일도 받았다. 이메일은 “국제대회의 존재를 북한도 알고있다.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호사냑 씨는 “친선협회 사람들과도 잘 아는 사람이 이메일을 보낸 것 같았다”며 “그는 국제대회 소식을 아주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회의 당시 ‘북한인권시민연합’ 등이 주 폴란드 북한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할 때는 북한사람들이 나와 ‘북한 수용소의 존재는 거짓말’이라는 내용의 선전물을 배포했고, 대사관 안쪽에서 시위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국제대회 참가자들이 머물던 호텔 로비 테이블 위해 <김일성 선집> 등 북한 서적이 가득 쌓여있었던 날도 있었다고 한다.

‘친선협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 탈북자는 “친선협회의 공식명칭(Korean friendship association)에 ‘North Korea’(북한)이나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기가 없는 것은 한국이 국제적으로 ‘Korea’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외국인을 쉽게 끌어들이려는 의도일 것”이라며 “북한은 북한정권을 옹호하고 대변해줄 유럽 등의 외국인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씨(전 여광무역 사장)는 “해외에서 활동할 때 ‘North Korean’으로 밝히면 외국인들이 우습게 보기 때문에, 그냥 Korean으로 행세한 경우가 많았다”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Korean이라고 말하면 외국인들은 대부분 남한사람으로 알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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