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회담준비 평양만 분주…”지방은 날짜도 몰라”

북남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북한에서는 평양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차분함을 넘어 회담과 무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북한 당국이 정상회담 날짜조차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데 1차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평양은 도시 미화사업과 주민 동원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민반, 동사무소, 공장 기업소마다 환영 인파와 아리랑 관람자 조직에 분주하다.

그러나 현재 평양과 일부 대도시를 벗어난 지방에서는 정상회담 행사는 커녕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 주민들이 태반이라는 것.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방북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2002년 고이즈미 전 일본 수상 방북 때보다 관심이 더 적다는 말까지 나온다.

1차 정상회담 당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분단 이후 첫 남한 대통령이라는 방문에 관심이 매우 높았다. 탈북자들은 “당시에는 곧 통일이라도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회고한다. 북한 당국도 “장군님의 외교적 승리”라고 분위기를 고취시켰었다.

함경북도 국경지대 도시에 나온 함남 주민 이홍철(가명·운전수) 씨는 1일 통화에서 “나도 이곳 무산에 와서야 내일 정상회담이 열리는지 알았다. 언제인가 신문에서 날짜를 봤는데 언제로 연기됐는지는 알지 못했다” 고 대답했다.

“현재 신문방송으로 알리는 소식이 없는가?” 라는 질문에 “(당국이)전혀 그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평양시와 국경 일대로 이동하는 증명서가 발급되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글쎄… 정상회담과 연결시켜 볼 생각은 못했다. 이따금씩 사고가 나도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안 썼다. 여기 오니 뭔가 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의주에 나온 평안북도 박천군 주민 김철중(가명) 씨도 같은 반응이다. 김 씨는 전날 남한 거주 가족과의 통화에서 “(남한 대통령이)언제 온다는 소릴 듣긴 들었는데…. 우리 고장 사람들은 거의 알지 못한다. 설사 알고 있다 해도 관심가지는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경지대 주민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있는 김 모 씨는 “인민반회의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특별히 경비를 강화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은 대피훈련까지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갑자기 동원이 많고 경계가 심해지니까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회령시 한 국경경비대원도 “정상회담에 대하여 많은 신경이 쓰인다. 중국 TV를 보고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군관(장교)들이 언제하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을 비롯한 선전매체들도 지난 8월8일 남한과 동시에 2차 남북회담에 대한 통지를 보도한 이후 관련 사항에 대한 보도를 극히 자제하고 있는 상태다. 남측에서도 국민들이 회담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남북한에서 동시에 외면 받는 정상회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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